4월27일자 한국일보 오피니언란에 실린 ‘등단하는 사람들’을 읽고 문인이란 직함을 가진 나 자신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기자의 지적은 마치 오래 묵은 수액 덩어리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듯 시원했다.
가장 마음이 아픈 지적은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상대를 헐뜯고 음해하며 비방하는 태도다. 우리의 모순된 삶을 일깨워 주고 깨달음을 통해 아름다움을 구현해 줘야 할 문학이 길을 잃고 있고 있는 듯한, 참으로 안타까운 병폐이기에 할 말을 잃는다.
허영에 부푼 아마추어 문인, 시인·소설가라는 명칭을 사교적 장식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 미주 문단에 이런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한국 잡지사에 줄을 대주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부끄러울 뿐이다. “문인들 중 철자법이 틀리고 문장력조차 기본이 안 된 사람들이 많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가슴을 찌른다. 이래서는 미주 문단이 비전을 가질 수 없다. 이같은 지적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무기력한 미주 문단의 고질적인 병폐가 하루 빨리 시정돼야 하며 새로운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미주 문단은 장인적 밀도와 헌신으로 이민 문학을 선도하는 작품을 생산해 내야 한다. 그래서 한편의 시가 보석과 같은 매혹을 불러일으키고 한편의 소설과 수필이 인간과 자연에 존엄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열정이 문인들 사이에 넘쳐나야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요즘 등단하는 작가들 중 상당수는 글쓰기에 매진하기보다 문단에 돌아다니며 말 만들고 편 가르고 싸우기 바쁜 것 같다”고 지적했는데 이것은 조금 조급한 것 같다. 오래 문단을 지켜 오고 있는 터줏대감들이나 할 수 있는 행태이지 언감생심 신인 작가들에게는 적당치 않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안주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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