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딸이 있는데 동물을 좋아해서 개 두 마리,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살고 있던 아파트의 지붕이 무너졌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주인이 고쳐주는 동안 있을 곳이 막막했다.
딱한 사정을 안 친구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한 백인 할머니에게 말했더니 고치는 동안 자기 집에 와 있으라고 해서 그곳에서 일주일을 지나게 되었다. 할머니는 음식도 제공해 주고 개와 고양이도 같이 있도록 해 주었다. 딸이 할머니에게 사례를 하려고 하자 굳이 사양하며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내가 세인트루이스에 갔을 때 교회에 가서 그 할머니를 만나 보았다. 80이 넘은 나이에 자기 일이나 할 수 있을 정도의 가냘픈 모습이었다. 손을 붙잡고 고마왔다고 수없이 말 하였다. 할머니는 자기가 오히려 즐거웠다고 했다.
다음에 갔을 때는 선물로 카시미론 머풀러를 사서 갔다. 할머니의 남편은 다쳐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하였다. 할머니는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은 하지만 선물에 참으로 기뻐하는 눈치였다. 조금이나마 은혜에 보답했다고 생각하니 개운했다.
누가 모르는 사람을, 그것도 동물 세 마리와 함께 돌보아 주겠는가. 나는 할머니가 진심으로 고마웠다. 이런 작은 온정들 때문에 세상을 살 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나두섭/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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