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내외는 아침마다 동네 공원을 한 시간 가량 걷는다. 오늘 아침은 어제 온 비 때문인지 모든 나무, 잎, 물, 그리고 꽃들이 무척 아름답고 풍요롭게만 보였다.
멀리 보이는 매화나무 주위에서 공원조경 책임자와 한 동양인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좋은 아침이므로 관심 밖 일로 여기면서 계속 걸어 내려왔다. 공원 사무실 주위를 지나칠 무렵 몇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일본계 공원조경 책임자가 우리를 보더니 사정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 조경 책임자는 평소 자기 며느리가 한인으로 학교 선생인데 너무 착하다면서 자랑한 적이 있다. 그 정도로 한인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인데 이 날은 아니었다.
공원 내 나무나 꽃, 열매, 돌 하나라도 건드리거나 가져가서는 안 되는데 한인들이 많은 불법을 행한다는 것이었다. 그날 다툰 한인도 등산용 지팡이로 매실을 따기 위하여 마구 휘둘러대기에 불법 채취물을 내 놓으리고 했더니 오히려 지팡이를 휘두르며 “네가 경찰이냐”고 욕을 하며 대들더라는 것이다. “I am sorry” 한마디면 그만인 일을.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다른 공원 직원들이 나와서 “한인들은 불법적인 일을 자주 저지른다”며 거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불법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자동차 번호판을 기록하고 공원 내에 한국어로 주의사항 공고판을 써 붙여놓아야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미지는 작은 일들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버지니아텍 참사로 마음이 무거웠던 차에 다시 한번 부끄러움을 느꼈던 아침이었다.
박창영/하시엔다 하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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