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지사 정이유 정이치
(將軍之事 靜以幽 正以治)”

구지편에 나오는 대목이다. 장수된 자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은 정(靜), 유(幽), 정(正), 치(治) 등 네 가지가 있다. 정(靜)이란 매사에 침착함을 말한다.
한창 전쟁 중에 병사는 오직 장수를 지주로 삼아 그를 신뢰하고 복종하면서 지낸다. 오직 장수의 한 마디, 장수의 행동이 군사들에게는 크나큰 반응을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장수는 항상 몸가짐과 말과 행동이 침착해야 한다.
유(幽)라 함은 생각하고 계책(計策)하는 것이 차분하고 깊이가 있음을 말한다.
전세가 조금 유리하다고 해서 적을 가볍게 업신여기거나 조금 불리하다고 해서 당황하고 들뜨고 경솔한 작전을 구사하게 되면 혼란이 생기게 마련이다.
정(正)이란 엄정(嚴正)과 공정(公正)을 의미한다. 엄정한 군기로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싸우기 전에 이미 적을 정신으로 압도하게 되는 것이다.
치(治)란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조리 정연하게 잘 다스림을 뜻한다. 장수가 일을 처리하는 데 혼란하지 아니하고 순서와 조리와 사세(事勢)에 맞게 한다면 장수다운 도량을 갖춘 것이다.
한 라운드 경기 중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침착하게 플레이해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하물며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하는 타이거 우즈 조차도 자신의 실수에 대해 격하게 분노하는 표정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이내 평상심을 찾고 다음을 준비하는 모습, 팔짱을 끼고 또는 손가락을 입에 물고 볼과 목표를 번갈아 볼 때는 그의 캐디조차도 아무 말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또 그가 플레이를 할 때 보면 거의 룰에 의지해 드롭이나 구제 받는 것을 보기 힘들다. 그는 있는 그대로 숲 속에서, 도랑에서, 돌 옆에서, 나무 뒤에서 그냥 플레이를 해 낸다.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엄정과 공정하게 플레이를 한다.
그리고 그런 위기에서도 자신의 능력껏 클럽을 선택한다. 여건에 맞게 나무 사이로, 또는 나무 위로 결정했으면 그대로 실행에 옮긴다.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는 모습과 표정은 정말 장수다운 면모다. 우리도 배워야 할 점이다.
유응렬 프로
MBC- ESPN해설위원
<서울경제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