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而備之 强而避之
(실이비지 강이피지)”
출전은 손자병법 시계(始計) 편으로, 적의 태세가 견실하고 알찬 실력을 가졌거든 함부로 건드리지 말 것이며 이쪽 편에서도 힘을 기르고 군대를 정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적의 군대가 강성하다면 그들과 충돌을 피하라는 말이다.
아무리 견고하고 우아한 스윙을 가진 골퍼라 하더라도 몇 차례 미스 샷을 하고 나면 영락없이 자신만의 리듬과 타이밍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다 보면 라운드 시작 때의 초심은 온 데 간 데 없고 온 몸과 마음에 화가 들어차 결국 스스로 무너지고 만다. 이런 일은 코스와 설계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자주 일어난다.
골프코스에도 기·승·전·결의 줄거리, 또는 상·중·하의 난이도 구성이 있다. 예를 들어 몸을 푸는 정도의 ‘몰랑몰랑한’ 홀이 있는가 하면 이어지는 홀은 직전의 홀보다 더 어렵게 디자인되어 약간의 흥분과 과감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같은 설계자의 의도에 유혹되면 OB나 워터해저드 등의 페널티가 뒤따른다.
대체로 파3홀은 3번째나 4번째에 처음 놓인다. 5~7번 아이언 정도 거리가 일반적인데 지난 홀의 실수를 만회하려 무조건 강공으로 나서다가는 다시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만만해 보이는 홀에는 거의 그린 주변에 벙커나 해저드가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어떤 코스든 9번째 홀은 거리가 길고 그린 또한 까다로운 게 보통이다. 전반의 말미를 좋은 스코어로 끝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16~18번 홀은 코스의 클라이맥스다. 100타를 깨거나 90타 벽을 넘거나 심지어 싱글핸디캡을 이뤄낼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되는 곳이다. 때문에 설계자는 플레이어에게 최대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코스의 줄거리와 난이도를 알고 있으면 홀마다 공격과 방어 태세를 결정한 뒤 플레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코스의 강약을 파악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스코어카드에 기재돼 있는 홀별 핸디캡 번호를 참고하는 것이다.
유응렬 프로
MBC- ESPN해설위원
<서울경제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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