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이 3년 9개월만에 받은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우승이 확정되자 김미현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3년 9개월만에 LPGA 진 클럽스&리조트 오픈 정상
‘수퍼땅콩’ 김미현(29)이 3년9개월만에 LPGA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미현은 30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유니온리조트골프장(파72·6,531야드)에서 열린 진 클럽스&드리조트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2위 카리 웹(호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는 2타차.
김미현은 2002년 8월 웬디스챔피언십 우승 이후 4년 가까이 인연을 맺지 못했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999년 데뷔한 김미현은 2002년 5승째를 거둔 뒤 준우승 2차례를 비롯해 탑10에 31번이나 들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미현의 우승으로 올해 LPGA 투어 8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4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은 5차례다.
미야자토 아이(일본)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나선 김미현은 미야자토가 2번 홀에서 트리플보기로 자멸, 손쉽게 정상에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7타 뒤져 있던 오초아가 7번 홀까지 버디 5개를 챙기는 사이 김미현은 2타를 잃어 공동 선두가 됐다.
그러나 앞서 경기를 치르던 오초아가 손쉽게 여겨졌던 9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했다. 다시 1타차로 앞서게 된 김미현은 9, 10번 홀(파5)에서 내리 버디를 뽑아 타수 차를 벌렸다.
13번 홀(파4) 보기로 1타 차로 쫓긴 김미현은 14번 홀(파4) 버디로 한숨을 돌렸지만 웹과 오초아의 추격은 매서웠다.
차근차근 타수를 줄여온 웹은 가장 어렵다는 16번 홀(파3·193야드)에서 버디를 뽑아 김미현에 1타 차로 따라 붙었다. 오초아도 17번 홀(파5) 버디로 1타차 공동 2위로 좁혀 들어왔다.
승부가 결정된 것은 17번 홀(파5). 김미현은 뒷바람이 부는 가운데 페어웨이를 향해 빨랫줄 같은 티샷을 날렸고 내리막을 탄 볼은 300야드가 조금 넘어 멈췄다.
홀까지 직선 거리로 190야드를 남기고 7번 우드를 거머쥔 김미현은 핀을 겨냥해 곧장 샷을 날렸다. 볼은 그린을 에워싼 벙커를 살짝 넘겨 그린에 안착했다.
10미터 남짓한 이글 퍼트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무난하게 버디를 잡아낸 김미현은 2위 그룹과 타수 차를 2타로 늘려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미현은 18번 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홀 언저리를 스치고 돌아 나와 우승 세리머니는 파 퍼트 이후로 늦췄다. 그러나 그린을 떠날 때에는 눈물을 훔쳐내 그 동안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 버렸다.
김미현은 “너무나 고대했던 우승”이라며 “생애 첫 우승을 했을 때도 눈물은 안 흘렸는데 오늘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러 가는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이며 분발한 한희원은 김초롱과 함께 공동 5위(4언더파 284타)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박세리는 김미현의 선전에 고무된 듯 이날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9위에 올랐다. 박세리가 탑10에 입상한 것은 2004년 8월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 준우승 이후 1년8개월만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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