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문양이 한미가정상담소 호프 커뮤니티 스쿨에서 데이빗 하(오른쪽) 교육 디렉터와 함께 지구과학 과목을 공부하고 있다. 제대로 된 ESL 수업을 듣지 못했던 문양에게 수업시간은 곧 영어공부 시간이기도 하다.
기획 취재
한미가정상담소 대안고교 ‘호프 커뮤니티 스쿨’
재학 수잔 문양의 고백 <하>
한국에서부터 시작된 아버지의 가정폭력은 결국 미국에 와서 끝장을 보게 됐다. 지난 1월 예의 폭력이 시작되고 비명소리가 들리는데 하루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가든그로브 경찰이 들이닥쳤다.
아파트 문이 열린 순간 경찰들의 눈에는 딸을 잔인하게 폭행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포착됐다. 문양의 아버지는 결국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돼 한국으로 출국했고, 그녀와 어머니만 남았다.
그녀는 “언제쯤 한번은 매듭을 지었어야 하는 것 같았는데 결국 그렇게 되니 오히려 홀가분했다”고 말했다. 절망과 죄책감 속에 어두운 내일을 바라보기조차 싫었던 그녀에게 구원은 뜻밖의 방향에서 왔다.
목사의 권유로 상담을 받으러 들른 가정상담소에서 그녀에게 대안 고등학교 프로그램을 권유한 것. 지난 2년간의 방황으로 고등학교 교육에 목말랐던 그녀는 귀가 솔깃했지만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2월부터 고등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한 그녀의 변화는 스스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빨리 왔다. 일단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다는 목표가 생겨나면서 조금씩 미래에 대한 생각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한국에서는 선생님들이 가장 싫어하는 학생으로 공부도 정말 못했다”는 문양은 이 곳에선 모범생이란 소리도 듣게 됐다. 그녀는 “공부와 모범생 되는 것이 이렇게 쉬운 것이면 왜 진작 안 했는지 후회가 된다”면서 “선생님들이 ‘공부만이 살길’이라는 말을 한 귀로 흘려들었지만 이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호프 커뮤니티 스쿨 수잔 이 교장은 “처음 문양이 찾아왔을 때 초췌한 모습에 말을 못할 정도였다”면서 “2개월만에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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