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에 저희 교회에서는 한인 총격 사건 피해 가족들을 돕기 위한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실리콘 밸리 한인 연합회 소속 9개 단체가 연합하여 주관한 좋은 모임이었습니다. 그 모임에 다행히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살아 나온 김상우씨가 참석하였습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가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저 처음 뵙겠습니다. 이렇게 치유되고 만나뵈니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아니, 처음 아니예요. 저는 기억이 나는데, 왜 그 저, 제 친구하고 한 잔 같이 할 때 만나지 않았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분이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말을 가로막습니다.
“아니, 이분은 목사님이야, 자기가 어떻게 안다고 그래! 아휴, 이 사람이 사고 당하고 이렇게 기억이 오락가락해요!”
저도 웃으면서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김상우씨 만나 뵐 때는 의식 불명이셨는데요……!”
사실 제가 그 분을 처음 뵌 것은 벨리 메디칼 센터 중환자실에서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의식 불명에 생사도 불투명했습니다. 이미 신문에 보도 된대로, 머리가 총알에 부서지면서 머리뻐가 뇌속에 박혀서 출혈을 일으켰고 그 출혈로 뇌가 많이 부어 있었습니다. 의사는 뇌수술을 통해 뼈를 제거하면 뇌의 일부가 손상되어 식물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고, 그대로 놔두면 더 뇌가 부어 올라 사망할 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소식을 전해 주었고 저는 그것을 통역해서 가족들에게 알리는 내키지 않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성실히 통역을 해 준 후에 “제가 기독교 목사인데, 환자를 위해 기도해도 좋겠습니까?”하고 묻고 허락을 받아 간절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이 분을 살려 주십시오. 이 분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게 도와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그 소리에 모든 사람이 “아멘!”하고 응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자기 발로 걸어서 교회를 와서 음악회에 참석한 모습을 보니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새 생명이 태어난 것입니다. 앞으로 이렇게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일들에 우리 교회가 계속 쓰임 받기를 기도합니다. 참 귀한 주일 저녁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상우씨! 술자리에 제가 나갈 수는 없으니, 교회에서 예배 드릴 때 함께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면을 통해 예배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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