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사회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진위 문제로 태풍의 회오리 속에 빠져 있고 전세계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연구로 말미암아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첨단과학계의 스타가 되었는데 어쩌다가 이처럼 하루아침에 나락 속으로 추락하게 되었는가.
몇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생명공학의 줄기세포 연구는 전세계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첨단 과학분야로 그 연구가 하루라도 앞선다면 장차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가능한 분야이고 둘째는 이로 말미암아 국내는 물론 세계적 명성을 한몸에 받는 영예가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의 선구자 위치에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이나 그가 몇가지 실수를 범한 것 같아 보인다. 첫째는 연구결과에 대한 조급성이다. 아무리 초미의 경쟁 속에 있어도 학자가 새로운 연구결과를 세상에 발표하려면 먼저 자신이 철두철미한 검증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과학저널에 줄기세포 두개를 여러 개로 부풀려 사진을 찍어 세계의 눈을 속이려고 하였는가? 마치 기업이 회계장부를 적당히 조작해서 탈세하고 정치자금을 숨기는 한국사회 풍토를 보는 듯 해서 가슴이 섬뜩하다.
진리를 탐구하는 학자는 자신의 연구분야에 무엇보다 첫째로 정밀을 다하고 철저해야 할 것이다. 코페르니쿠스는 망원경이 없던 시대에 오직 육안만으로 천체를 30년 동안이나 관찰한 끝에 그의 ‘지동설’(원명은 천체의 회전에 관해서)이 출판되어 나왔는데 그 순간은 그가 죽기 몇시간 전이었다.
참된 학자는 연구생활에만 몰두하고 명예를 초월해야 할 것이다. 토마스 에디슨은 뉴욕 주립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주겠다는 데도 학위 받으러 갈 시간이 없아고 사양하였다.(뒤에 대학에서 우편으로 보내주었다) 또 그는 첫 아내가 죽자 두 번째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식 중에도 머리 속으로는 연구에만 골몰하여 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잠시 연구실에 들어가겠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두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장인이 그의 연구실에 들어가서 “자네 지금 무엇하고 있는가?” 고 묻자 오히려 “왜 그러느냐?” 고 되물으니 “신혼여행을 언제 떠날 것인가?” 하니 그제서야 “참, 내가 오늘 결혼했군요” 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황우석 교수는 약간의 성과가 나타나서 세계가 그를 주목하자 그만 언론과 인터뷰하랴 세계를 다니며 강연하러 다니느라 일년중 절반을 허송하고 말았다. 한국의 대학 교수는 연구생활보다 학장 되기를 더 원하고, 학장이 되면 총장 되기를 꿈꾸고 총장은 국무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에 발탁되면 모든 것 다 집어치우고 권력과 명예를 쫓아가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한국의 대학 풍토라면 세계적 학자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일 것이다.
김 라파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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