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오래 살다보니 외국인들의 한인들에 대한 평가를 듣게 될 기회가 자주 있다. 물론 한인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속마음을 내보일 정도로 친분관계가 구축되고 나면 한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된다.
어떠한 행위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정당한가 여부를 떠나서 돈이 되는 것이라면 서슴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을 우리는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들은 어떠한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천민 자본주의에 흠뻑 물들은 전형이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박정희 군사정권 이래로 우리들은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 아래 돈 되는 것이라면 국가주도로 그 어떠한 것도 하였다. 돈 되는 것이라면, 우리와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였고 고귀한 인명도 주저 없이 살상하였다.
물론 ‘잘 살아보세’ 구호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나의 생명체로서 조금이라도 더 배불리 먹고 더 편안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갖는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한민족은 박정희 정권이 내세우는 ‘국익’이라는 민족제일주의에 현혹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유산이 오늘날까지 이어온 것이 우리들의 현 주소이다. 즉 한민족의 풍요와 세계인의 안녕 논리 사이의 모순에서 우리의 풍요를 종종 선택한 것이 오늘의 역사이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이 내세우는 경제발전이라는 것도 사실은 당시의 시대적 현상이었을 뿐이다. 당시 전세계는 전후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던 시대이었으며 모든 지역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던 시대이었다.
최근 황우석씨의 배아줄기세포 논쟁에서 이야기되던 ‘국익’논리의 근본도 바로 1960년대 시작된 경제발전 논리의 연장이다. 1998년 경희대 연구진에 의해 그 성과가 이미 발표되었지만 윤리적 도덕적 문제로 인하여 세계인들의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 폐기 처분되었던 사실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미 폐기 처분된 연구가 ‘국익’이라는 노무현 정권의 논리와 연결되면서 다시 한번 세상의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여성에 대한 인간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민족의 이익’이라는 미명아래 여성을 난자나 제공하는 하나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 또한 자발적으로 난자를 제공하자는 범국민적 운동까지 벌어 졌었다.
노무현 정권의 ‘국익’과 박정희 정권의 ‘민족제일주의’는 결국 한민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심어줄 것으로 우려된다.
김일선
글렌데일 통합교육구 한국어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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