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어느 단체가 또 법정 시비가 붙었다는 소식이다. 얼마전 시카고에 사는 친구와 전화를 하다 그 곳도 한인회가 소송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미국의 각 지역에서 봉사단체로 출범을 한 한인단체들이 대도시일수록 차츰 본분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인인구가 작은 곳일수록 가족처럼 모여 대표를 뽑고 주류사회와 어울려 잘 산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내가 사는 샌디에고에서 얼마 전 한인회 총회를 한다 해서 참석했다.
예년과 달리 한인회 총회의 결산보고를 하는 순서가 전혀 없어 매우 유감이었다.
샌디에고 한인회도 두 쪽으로 갈라져서 법정에서 싸우고 있다. 얼마 전 백인 법관 앞에서 동족끼리 벌이는 그 싸움판의 미국 법정을 처음으로 잠시 구경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낯이 뜨겁고 창피해서 몸 둘 바를 몰랐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회장선거 공탁금 문제와 크고 작은 개인 감정들이 얽혀 있었다.
변호사비로 나가는 그런 비용들을 한인들을 위해서 사용하고 조금씩 양보하며 화해할 수는 없는지 안타깝다.
전에는 누군가 등을 떠밀면 마지못해 나서던 단체장의 자리였다.
광고비가 쏟아지는 ‘한인회보’와 ‘평통’이라는 자리가 없을 적엔 감투싸움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일에 묻혀 살던 한인들은 연말이면 모여 춤을 추며 회포를 풀었다.
수년 동안 한인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는 한인회가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가 라는 회의감마저 일어난다.
일반 한인들은 바쁘게 사느라 무심한 틈을 타서 끼리끼리 단체를 만들고 회장자리를 뱅글뱅글 돌아가면서 정치판을 벌이는 모습이니 개탄스럽다.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 와 남의 나라에 살며 똘똘 뭉쳐도 힘이 역부족인 것이 우리의 처지이다.
한인 단체들은 우리가 미국 정부로부터 소수민족으로서 받아야 할 혜택을 찾고 주류사회에 나가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의 자녀와 후손을 생각하며 슬기와 양심으로 해결점을 찾아 미국 법정으로 싸움을 몰고가 한인사회가 두 쪽 난 모습을 보이는 수치스러움을 막아야 할 것이다.
최미자/샌디에고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