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예술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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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이스트 베이 댄빌 소재 류영준 화백의 자택 스튜디오에서 두 거대한 동서양 예술혼의 의미 있는 만남이 이루어졌다. 재일동포 서예 대가 두남[斗南] 이원영 선생의 방문으로 시작된 이 획기적인 만남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해온 중견 추상화가 류영준 화백의 자상한 리드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됐다.
올해 아흔 두 살의 두남 선생은 신체적 나이를 초월한 진지한 예술혼으로 시종일관 류 화백의 서양화 창작 기법을 귀담아 경청했으며, 세 시간 여에 걸친 공동작업 끝에 “버드나무는 푸르고 꽃은 붉다”는 뜻의 “유록화홍 [柳綠花紅]” 네 글자를 몇 겹의 서양화 기법 바탕 위에 탄생시켰다.
1914년 경기도 가평 출생으로 1937년 일본 와세다 대학 졸업 후 계속 일본에 거주하며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한학과 정통 서법의 대가로 인정 받고 있는 두남 선생은 “서양적 아이디어를 서도에 응용해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훌륭한 여류화가로부터 직접 사사를 받게 되니 참 기분이 좋다”며 동서양의 예술적 접목에 대해 흐뭇해 했다.
내년 3월 시카고 개인전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류영준 화백과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서예 스승으로도 유명한 두남 이원영 선생과의 만남은 실리콘 밸리 소재 cnkCommunications, Inc.(대표 강성훈)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한국 중국 일본 정/재계 유명 인사들과의 돈독한 교류와 이미 칠천 여 개에 달하는 전각작품으로, 또 독특한 서예전수를 위한 “두남 육법[六法]” 등으로 잘 알려진 두남 선생을 북미주에 널리 소개하기 위한 “cnk 두남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약 두 주동안 베이 지역을 방문한 이원영 옹은 지난 1991년 등소평 일가 초청 중국 역사박물관 전시로 더더욱 세계적 명성을 확인한 바 있는 서도계의 태두.
이번 류영준 화백과의 만남을 통해 더더욱 영감과 자신을 얻게 되었다는 두남 선생은 “ 백세를 향해 가면서 뭔가 일취월장을 하려는 차에 이번 상항 지역 방문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이종문 선생께서 기여하셨다는 아시안 아트 뮤지엄 방문이 기억에 남는다. 언젠가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서 이 늙은이도 당당하게 한 번 전시회를 해 봤으면 하는 야망이 절로 생긴다”며 대소.
두남 선생은 9일 저녁 실리콘밸리 캐피탈클럽 17층 연회장에서 비공식 모임으로 조촐하게 나의 인생, 나의 예술이란 강론과 약 30분 간의 휘호 전시가 있었다. 류영준 화백은 이자리에서 80세에 방랑길에 오르는 톨스토이의 예술혼을 두남 선생과 비유하며 치하했고 두남옹은 무한탐구라는 사자성어로 화답했다. 두 동서양 예술 대가가 나누는 마음과 마음의 대화는 약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됐고 두남 선생은 이틀 후 일본 동경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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