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부쩍 노령화 사회에 관하여 말이 많아지고 있다. 젊은 사람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사람의 비율이 늘어남으로 해서 직업과 관련한 기존의 질서가 새로이 편성되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젊은 사람은 할 수 있고 나이 먹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직업은 젊은 사람의 직업이라고 하자. 예를 들면 힘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육체적인 일이라든지, 머리의 회전이 빠르고, 순발력이 있어야 하며, 컴퓨터를 잘 다뤄야 하는 종류의 많은 직업이 이에 해당된다.
나이 든 사람들은 컴퓨터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였고, 또 사고하는 방법도 정에 의존하고, 다소 비합리적인 면이 있어 시대에 처진 결론을 내놓아 능률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이래서 안 된다고 하고, 저래서 스스로 생각해도 못할 것 같아 좌절하고, 못하는 이유만 궁색하게 대고 앉아 있는 40, 50대를 많이 보게 된다.
젊기 때문에 안되고,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할 수 있으며, 더 잘 할 수 있는 그런 일은 정녕 중년에게 적합한 일일 것이다.
얼마 전 맥아더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글을 본 지면에 써 보내 실린 적이 있다. 글의 내용 중 트럭을 타고 전 미주를 달리며, 무선 인터넷으로 써서 보낸다고 하는 문구가 있었는데 글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회신은 없고, 트럭운전 일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느냐는 문의는 수 없이 받았다.
내가 하는 일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가 좀 있는 중년에게 더욱 어울리는 직업이다. 100m 달리기는 힘이 없으면 못한다. 마라톤 같이 장거리는 은근과 끈기만 있으면 할 수 있다. 트럭을 타고 48개 주를 달리는 이 일은 생각보다 전혀 힘이 필요 없다.
운전은 안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빨리 가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지긋이 나이가 먹은 사람이 조심성 있게 하는 운전이 훨씬 안전하다.
한 달에 20일 이상씩 집을 떠나 있어야 하니 젊은 사람은 좋아할 리가 없다. 자녀들이 성장하여 독립하여 살고 있다면, 부부가 함께 대륙을 종횡무진으로 여행하며, 맘껏 즐기면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직업인가. 자연과 벗하며, 지난날을 회고하고, 광활한 북미 대륙과 함께 호흡하는 생활이야말로 인생의 황금기라 아니할 수 없겠다.
일이 연속성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2주일 일하고 1주를 쉬어도 되고, 한 6개월 일하고 2달을 쉬어도 되니 이 또한 얼마나 자유스러운 직업인가.
좁디좁은 한인타운이나, 1,000~2,000평방피트도 안 되는 갇힌 공간에서 주 7일 일년 365일 일에 파묻혀 아까운 청춘을 다 보낸 성실한 한인들에게 파격적인 열린 세상으로의 새로운 도전을 권하고 싶다.
신영/ 자영업
roadandtrip@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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