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화ㆍ자해 소동 이씨, 경관만 지켜
▶ 본보 기자에“목사 만나고 싶다”전언
지난 22일 버펄로 그로브 타운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복부를 칼로 찔러 중상을 입은 이근묵씨가 입원해있는 병실은 너무나 조용해 오히려 안타까움이 흐를 정도였다.
근무조건이 좋기로 전국에서 20위 안에 든다는 알링턴 하이츠 소재 노스웨스트 커뮤니티 병원이었지만 그를 위한 가족들의 보살핌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씨의 담당 간호사에 따르면 그가 병원에 입원했던 날부터 24일 오후 현재까지 찾아온 가족이나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 간호사는 이씨가 누이가 한 명 있다고 했지만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환자 실에 누워 있는 이씨의 곁에 있는 사람은 그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경찰관 뿐이었다.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경찰관들과 소동을 벌일 정도로 힘이 있었던 이씨였지만 병실에 누워 있는 그는 그저 힘 없는 환자일 뿐이었다. 그는 온 몸에 이불을 뒤 집어 쓰고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으며 화상을 입었다는 얼굴은 붕대를 붙이지 않아 어두운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고, 링겔 병은 그의 혈관을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경관의 메시지로 누군가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씨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방문자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본보 기자와의 대화에서 그는 모 교회의 김모 목사를 만나고 싶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이리 저리 교회를 자주 옮겨 다닌 이씨였으나 생각나는 사람은 김 목사 한 사람 뿐인 모양이었다.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힘이 받쳐 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대화 도중에도 눈을 여러번 깜빡였다 입을 움직였다 하더니 결국엔 금새 잠이 들고 말았다. 담당 간호사와 경관은 신경안정제를 먹어서 그렇다고 전했다.
지친 눈을 감은 이씨를 뒤로 하고 병실을 나서는 순간 간호사는 병원의 규정상 지금은 이씨가 어떤 상태인지는 결코 말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를 아직 까지 방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그의 가족 또는 지인들과 연락이 닿으면 꼭 병원에 들리도록 전해달라 고 기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박웅진,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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