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미국의 메디케어 처방약 보험은 영어해독이 어려운 한국인 노년층에게는 무척 복잡하고 혼동스러운 일이다. 함께 근무하는 마리아는 그녀의 부모에게 적합한 처방약 플랜을 찾느라몇 시간이나 웹사이트를 뒤졌다며 불평을 했다. 그녀의 부모는 이탈리아 이민자들이고 모든 행정적인 일은 마리아의 몫이기에 그녀는 누구보다도 이민자들의 사정을 잘 이해한다.
몇달전에 약속한 사회보장 세미나와 처방약 보조금 설명회가 있어 토요일 아침이지만 평상시처럼 일찍 일어나 서둘렀다. 직장에서 쓰는 파일에 간간이 한국어도 삽입을 해서 강의가 너무 지루하지 않도록 준비를 했는데 세미나를 마치고 나니 목이 아팠다.
잠시만 개인 상담을 하자는 분들과 몇 마디씩 주고받으며 사정이 딱한 분들이 많음을 느꼈다. 5년전에 나로부터 베네핏 신청 도움을 받았다는 노부부는 신문에서 내 이름을 보고는 너무 반가웠다고 했다.
96년에 우연히 사회보장국에 입사하여 한국계 노인들이나 사회보장연금, 극빈자 생활보조금, 또는 장애자 수당 등을 신청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를 했다. 나는 매니저와 상의하여 매달 한번씩 한인 천주교회에서 한국말로 상담을 했었다.
그때 50대 중반의 한 남성의 장애자수당을 접수 처리했었는데 첫 장애자수당 체크를 받고 그가 내게 고맙다고 편지를 했다. 당신처럼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했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내게 한 달에 한번씩 봉사를 할 수 있는가고 물었고 나는 흔쾌히 그러마고 했다. 내가 알고 있는 짤막한 지식이나 상식이 오로지 영어해독이 어렵다는 이유하나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기대 이상으로 위안이 되고 안정된 생활과 연결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금년에도 건강한 식구들과 열심히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기에 감사하고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 더욱 감사할 뿐이다.
최향남
사회보장국 공보실 홍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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