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린 나이부터 미국에서 살지 않는 한 소위 1세대 이민자들은 영어를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습득했다 하더라도 영어를 사용하는 대화에 어려움을 갖는다.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은 분석과 해결책이 제시되지만 대개 해답이 되지 못한다. 이유는 영어라는 언어의 음성학적 성격의 이해를 기본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음성학적으로 영어는 가장 비음소적 언어이다. 글자와 소리가 서로 함께 하지 않는 이중성을 갖고 있는 언어라는 의미이다. 한국어는 글자와 소리의 숫자가 거의 일치한다. 배우기 쉬운 음소문자이다.
그러나 영어는 글자의 수와 소리의 수가 큰 차이가 있다. 글자의 수는 26개임에 반하여 소리의 숫자는 43개이다. 그 외에도 많은 변이를 갖고 있다.
우리가 영어의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영어의 대화에 실패하는 이유는 영어의 소리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어는 글자의 소리만 습득하면 동시에 말의 소리가 습득되는 효율적 언어이다. 반면 영어는 글자 외에도 소리를 별도로 습득해야 하는 언어임에도 한국의 교육은 그러한 과정을 갖고 있지 않다. 한 음성학자는 영어는 두 개의 언어라는 주장과 함께 영어 소리 교육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한국 내에서 영어문법의 대가이며 유명 책의 저자인 한 영문법학자의 고백은 남의 일만이 아니다. “들려야 말을 하지요.”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생전 모국어인 영어는 잘못 만들어진 바보 같은 언어라고 노골적 비판을 했다. 그는 ghoti라는 단어가 fish라는 단어와 같은 소리로 발음될 수 있는 가능성을 예를 들며 자신의 모국어를 비웃었다.
사후 많은 재산을 영어의 개혁에 사용하도록 남기는 고집스러움까지 보였다. 그러나 그의 희망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만일 그의 희망이 이루어졌다면 우리는 지금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란 아쉬움을 갖게 된다.
이렇게 영어는 모국어로 습득하는 사람들에게도 불합리와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우리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영어의 소리를 내 소리의 영역으로 숙달시키는 과정이 필수이다.
백향민
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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