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안 있으면 미국에 온 지도 3년이 되간다. 수십년 전에 온 분들에 비하면 얼마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한인 언론을 접해 봤는데 한마디로 너무 보수 일변도 인것 같다.
언젠가 시민권자로 한국을 방문하려는 데 한가지 서류가 미비됐다고 2시간 걸리는 집을 다시 왔다 갔다고 무슨 행정을 이런 식으로 하냐고 글을 올린 것을 보았다. 국가의 관공서에서, 더군다나 미국 시민권자면 외국인의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는데 당연히 필요한 서류를 다 준비 해야하는 것이 아닌지... 그런게 불만이면 한국에서 미국을 하루만 방문하려고 해도 얼마나 많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한지 아는지.
어떤 분들은 한국 사람들이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다.미국에서 한국을 얼마나 도와줬는지잊어선 안 된다고. 물론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당시 동서간 이념 전쟁으로 인해서 미국이 한국에 군사력을 보낸 것이지 한국이란 나라가 걱정돼서 도와준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반미사상이 심해져서 빨갱이들이 설친다는 말들은 어렸을 적에나 들어봤던 단어들이다. 이곳에 오래 살던 사람들은 아직도 이민 오기 전 그때의 생각이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반미면 빨갱이라는 사고 방식은 ‘검정’ 아니면 ‘ 흰색’이라는 사고방식과 다른 게 무엇인가? 그 외의 색깔도 아주 많다.
지금 미국 전국에서는 부시 행정부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한편 부시를 더욱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신념 하에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아닐까. 민주주의니까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런 사람들이 나타나면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빨갱이’ 심지어 ‘패륜아’라는 단어까지 쓴다.
마지막으로 2중 국적에 대해서 한마디만 하겠다. 어떤 교수는 많은 나라들은 2중 국적을 허용하는데 왜 한국은 아닌가 라고 말한다. 미국의 모든 시스템이 다른 나라들과 비슷한가. 한국의 행정체계가 마음에 안 들면 국적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 사람이 되면 되지 않을까. 극 소수를 위해서 나라가 바뀌어야 하는가.
헌법에 대한민국 국민은 납세, 국방의 의무 등을 필히 해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국민이 되고 싶으면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 할 것이고 그런 것이 싫으면 그냥 미국 사람으로 살게 하면 되는 것이다. 두 나라 국적을 가지고 두 나라를 자기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다가 한국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미국 시민권자니까 한국법 적용은 안 받는다라면서 미국으로 도망 오는 사람들을 숱하게 봤다.
우리 주위에는 얼굴은 한국 사람이지만 한국말로 제대로 된 대화를 못하는 2세들이 아주 많다. 그런 사람들 부모들이 한국인인게 자랑스러워서 2중 국적을 취하려 하는 것일까. 한국에 전쟁이 나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징집되면 이민 2세들도 선뜻 따라 나서도 부모들도 그들을 전장으로 보낼까.
미국인과 완전한 동화가 될 수 없기에 자연히 한국으로 관심사가 가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너무 큰 땅 덩어리 안에 있는 너무나 작은 한인사회에 있다보니까 자신의 사고방식이 편협해지지는 않는 걸까. 한국에 있는 사람, 일본에 있는 사람, 다른 나라에 있는 사람들은 같은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지 그들의 입장에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변철호/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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