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해변 오막살이에 혼자 사는 어부 산티아고는 오래 전에 아내를 잃고 고독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이웃에는 이 노인을 좋아하는 마놀린이라는 소년이 살고 있어 노인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 가끔 노인을 기쁘게 해 준다.
노인은 항상 혼자 돛단배를 타고 멕시코 만까지 고기잡이를 나가는데 종종 허탕을 치고 돌아온다. 이 날도 84일간이나 고기를 잡지 못했고, 85일로 접어들었는데 드디어 큰 돛새치 하나가 낚시에 걸려들었다. 오랫동안 고대했던 고기이지만, 얼마나 큰 고기가 걸렸는지 사흘 동안이나 사력을 다해 드디어 고기를 제압했는데, 너무나 힘이 세어 작살을 쏘아야 했고, 너무 커서 배 안에는 끌어올릴 수 없어 밧줄로 고기를 묶어야 했다. 549센티미터 길이에 816킬로그램이나 되는 무게였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고기가 작살에 맞아 흘린 피를 보고 상어 떼가 달려들어 집에 가까이 왔을 때에는 고기가 뼈만 앙상하게 밧줄에 묶인 것이 아닌가. 허탈한 허무와 고독감에 다시 꿈을 꾸는 이 노인 옆에 이웃 소년이 함께 하고 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1899~1961년)의 유명한 소설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이다. “우리 인생은 용기와 힘을 다해 꿈을 꾸지만, 결국 세상이라는 현실 세파에 시달려 인생은 짧고 허무하며 덧없는 것”이라는 게 주제가 된다. 그는 1952년 퓰리처상에 이어 195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헤밍웨이는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킬리만자로의 눈’‘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등 수많은 명작들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과 용기를 더해 주었다. 그런데 정작 그 자신은 고독함과 허무를 이기지 못하고 1961년 아이다호 주 케참의 산장에서 사냥총으로 자살하였다.
그는 창작활동으로 눈앞에 보이는 삶을 살아갈 수는 있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삶, 즉 가치 있는 인생, 영원한 삶에 관하여는 해결할 수 없었음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유명한 철학적 신학자 칼 야스퍼스는 이렇게 말하였다. “현대인의 모습은 바로 불안, 죄, 죽음, 투쟁과 같은 해결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갇혀서 살아가는 그런 모습이다. 결국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고 항상 누구와 같이 가야 하는데, 절대타자인 신과 같이 가야 한다”라고 역설하였다. 영원한 삶에 목표를 두고 사랑을 실천하며 함께 가라는 뜻일 것이다.
강영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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