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서 수입, 유통되는 중국산 식품은 대부분 한글상표를 달고 있다. 이는 중국 현지에 구매영업부나 자체공장 또는 제휴업소를 둔 한인 식품수입사들이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OEM)으로 중국산 식품을 들여오기 때문이다. 이들 한인 식품수입사들의 중국산 식품 수입은 품목 기준으로는 300개가 넘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연간 수천만 달러, 그리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식품의 가짓수는 300가지나 되지만 이들 모두가 중국산(Product of China)으로 표시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다. 가공식품의 경우 포장에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돼 있지만 예컨대 굴비 같은 생식품에는 원산지 표시가 없다.
소비자들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생식품 종류가 어떤 것인지를 미리 알고 있거나, 아니면 판매업소 측에 직접 원산지를 물어보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한 식별방법이다.
중국산 가공식품에 원산지가 표시돼 있다 하더라도 상표가 한글로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일반 소비자들은 중국산 가공식품을 한국산 또는 미국산으로 착각하기가 십상이다. 미국의 한인 수입사들이 들여오는 중국산 식품의 거의 100%가 한글 상표를 부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가공식품을 수입하고 있는 식품도매상들은 최근 한국에서 중국산 ‘기생충알 김치’ 등이 문제가 되면서 모든 중국산 식품을 문제있는 것으로 보는 일부의 시각에 강력히 반발한다.
메릴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식품도매업체 리 브라더스의 한 임원은 “중국의 상해·홍콩, 그리고 태국 등 현지에 설치된 영업사무소와 구매부 직원들이 현지에서 품질관리를 하며 물건을 조달하고, 또한 미국 통관과정에서도 엄밀한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 자체공장과 제휴 공장을 두고 김치와 만두 등을 수입하고 있는 ‘왕표 한미식품’의 김희곤 본부장은 “이제 중국산 식품도 브랜드로 경쟁하는 시대”라면서 “현지에서 만든 상품에 자체 브랜드를 붙이는 것은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청도의 자체 공장에서 당면과 고춧가루를 제조해 수입하는 CJ아메리카의 최동환 부장 역시 “중국산이냐 한국산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브랜드를 신뢰하고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것”이라며 “중국에서 대충대충 식품을 제조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센터빌 그랜드마트의 태원배 상무는 “중국산 재료를 수입해 한국에서 가공하면 그 제품은 내용물은 중국산이지만 포장에는 ‘Made in Korea’로 표기된다”며 “식품의 원산지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문제 식품이 수입 또는 판매되지 않도록 업계 관계자들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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