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자, 하원에서 ‘북한 여성 밀매’실태 증언
북한 여성 밀매 실태와 중국내 탈북자 상황을 조사하는 청문회가 27일 레이번 연방하원 빌딩에서 열렸다.
국제관계위원회 아태소위와 인권소위가 공동으로 마련한 청문회에서 마순희씨는 지난 2002년 10월 북경 소재 한국영사관을 통해 자유의 세계로 탈출하기까지 세 딸과 겪었던 고통의 세월을 눈물로 증언했다.
마씨는 “식량을 구하러 중국으로 건너갔던 큰 딸을 찾으러 두 아이를 데리고 건너갔다가 세 딸이 모두 중국인들에게 팔려가는 기가 막힌 일을 당했다”며 “겨우 구출한 딸들과 숨어살다 2002년 들어 공안원들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우리를 도와주는 조선족들에게 더 이상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에 한국 탈출을 결심했고 하늘이 도와 자유의 품에 안겼다”고 말했다.
마씨는 또 “중국에 있는 동안 한국 방송을 청취하며 미국과 한국의 실상을 알게됐고 지금까지 거꾸로 속아온 사실도 확인했다”며 “탈북자들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2006년 6월 서울에 온 차경숙씨도 “평양에 살면서도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한 후 배급이 끊겨 자식들에게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못했다”며 “모란봉에서 풀을 뜯어다가 죽을 쒀 아이들에게 먹였다가 아들이 풀독으로 보름간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겨우 살아났다”고 북한에서의 악몽 같았던 생활을 증언했다.
차씨는 1999년 10월 아이들과 중국으로 탈출해왔으나 두만강을 건너던 중 급류에 휘말려 익사할 뻔했던 당시의 위급한 상황도 전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억압받는 아시안 지역 주민들을 향해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의 역할과 영향력을 다시 조명하는 시간도 있었다.
켈루 차오 미국의 소리 방송(VOA) 부 디렉터는 북한에서 18개월간 의료활동을 했던 인권운동가 로버트 볼러첸씨와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 “효과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인터미디어 리서치’의 조사와 탈북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 내에 VOA나 RFA(자유아시아방송)를 고정적으로 듣는 청취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많은 북한 주민들이 채널이 고정된 라디오를 조작해 자유세계의 방송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미디어가 2004년 200여명의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가 북한에서 VOA를 들었다고 말했으며 RFA를 청취했던 탈북자는 7.5%였다.
2005년 조사에서는 자유세계의 방송을 듣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음을 알면서도 조사 대상 탈북자의 10%가 북한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VOA를 들었다고 말했으며 3.5%가 RFA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숫자는 이들이 중국으로 탈출하면 각각 23.5%, 11.5%로 증가한다.
인터미디어의 조사에 의하면 북한주민의 23%가 라디오를 조작해 외부 세계의 방송을 청취하고 있으며 21%의 주민은 그렇게 방송을 듣는 다른 사람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오 부디렉터는 “VOA와 RFA는 북한주민들을 외부 세계로 잇는 매우 중요한 생명선”이라고 결론지으면서 “국제 사회에서의 북한의 실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정확히 알리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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