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흑인 병사가 아랍어로 ‘위험’이라고 적힌 험비 차량 위에 앉아 있다.
“아가야, 너는 내 삶의 전부”
“보고싶소, 나의 프린세스”등
전사자 편지 진한 사랑 뭉클
이라크 파병 장병들이 전사하기 전에 보낸 편지의 서두는 여느 편지와 다름없이 사랑하는 나의 가족·보고 싶은 엄마·사랑스런 아가야·나의 공주님 등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편지의 내용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다 진한 인간애를 느끼게 한다.
육군 준위 아론 위버는 지난 1월 헬리콥터를 타고 이라크 상공을 저공 비행하던 중 저항세력들이 쏜 기관총에 맞아 헬리콥터가 추락하는 바람에 현장에서 숨졌다.
그의 군복 속에서 부인에게 보내려 했던 편지가 발견됐다. 그 편지를 읽은 미망인은 통곡하고 말았다. “아이를 갖는 것은 부모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 아기야 너는 나의 삶의 전부란다. 나의 마음을 희망과 자부심으로 충만케 한다.” 부인 낸시 위버는 전사한 남편의 편지를 액자에 담아 딸의 방에 걸었다. 그는 “딸은 편지를 통해 아버지가 그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2003년 3월 개전된 이라크 전쟁 참전 미군의 사망자수가 2,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이 전장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는 그대로 유언이 되어버렸다. 공수부대 하사 조셉 벨라비아는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부인을 프린세스로 지칭했다. “프린세스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습니다. 통역관에게 당신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그도 당신이 아름답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프린세스는 아름다울 수밖에 없지요. 나의 부인이니까.”
101 공수부대 소속인 그는 지난 10월 16일 카발라에서 시아 민병대와 교전하던 중 수류탄 파편에 맞아 숨졌다.
돈을 모아 대학에 진학하는 꿈을 간직하고 있던 육군 상병 캐리 프렌치는 지난 6월 키르쿡에서 연료 보급차를 타고 가던중 거리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고로 숨졌다. 그는 편지에서 “여기에서 할러데이란 없다. 생일도 복무를 해야만 하는 평범한 날에 불과하다. 고향이 그립다”며 무사 귀환의 날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피력했다.
전장에서 군인들이 보낸 작품을 수집하는 기관인 오퍼레이션 홈커밍의 디렉터 존 피디는 “이들 편지들은 여론이나 정치를 초월한다. 전쟁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에 관계없이 사람들은 이들의 편지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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