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석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 C자형 커브 사라지고 목뼈가 일자형으로 변형
▶ 눈높이보다 낮은 모니터 오래 바라보면 치명적
▶ 스마트폰 사용량 늘며 젊은 연령대 환자 급증
▶ 목디스크 만성화되면 수술적 치료 필요할 수도
거북목증후군은 잘못된 자세로 앉거나 서 있을 때 목과 어깨의 근육·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 구조적 변형이 생기고, 그 결과 목과 어깨 통증이 발생하는 상태다.
평소 컴퓨터 모니터를 많이 보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거북이가 목을 뺀 상태와 비슷하다고 해서 거북목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정상적인 목의 C자형 커브가 사라지고 목뼈가 일자형으로 변형됐다는 뜻에서 ‘일자목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거북목 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은 눈높이보다 낮은 컴퓨터 모니터를 장시간 같은 자세로 내려다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모니터를 똑바로 쳐다보다가도 점차 고개가 숙여지면서 목이 길어진다. 이렇게 머리가 앞으로, 또 아래로 향하는 자세가 계속되면 목과 어깨의 근육 뿐 아니라 경추(목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진다.
그로 인해 목의 추간판(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해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자세는 최근 젊은 연령대에서 목 디스크 환자가 급증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돌이켜보면 불과 10~15년 전까지만 해도 거북목증후군으로 인한 목 통증 환자는 50~60대 중·장년층에 집중돼 있었다. 그런데 최근 5년새 20~30대 환자의 내원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사용 시간이 급격히 늘어난 생활 환경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국내외 연구에서도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4~5시간 이상인 젊은 층에서 경추 통증과 자세 이상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거북목증후군 환자는 10대부터 80대까지 폭넓게 분포한다. 목 통증을 호소하는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환자도 적지 않다. 과거 디스크나 협착증 등 퇴행성 변화가 동반된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던 반면, 최근에는 뚜렷한 구조적 이상 없이 순수한 자세 문제로 목 통증을 호소하는 20~30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고개를 숙인 채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젊은 층에서도 만성적인 목 통증, 두통, 어깨 통증을 동반한 거북목증후군이 흔히 관찰되고 있다.
거북목증후군을 단순한 ‘자세 문제’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거북목증후군을 방치하면 구조적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 성인 기준 사람의 머리 무게는 평균 약 4~5㎏이다. 정상적인 자세에서는 경추가 이 무게를 효율적으로 지탱하지만, 거북목 자세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 경추와 주변 구조물에 가해지는 하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고개를 45° 숙였을 때 머리 무게는 약 22㎏, 60° 숙이면 27㎏까지 늘어나면서 목과 어깨에 큰 부담을 안긴다.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일상적인 자세만으로도 목과 어깨는 실제 체중의 4~5배에 해당하는 하중을 지속적으로 받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경추 표층 근육은 만성적으로 경직되고, 경추 심부 안정화 근육은 약화된다. 여기에 후관절과 추간판에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더해지면 만성 목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나아가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나 경추관 협착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거북목증후군 치료의 핵심은 시술이나 약물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교정해 근육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스마트폰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30~40분마다 자세를 바꾸고 가볍게 목을 움직여 주는 것만으로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또한 목뿐 아니라 허리를 포함한 전신 척추의 정렬을 고려한 자세 교정이 필요하다. 스트레칭과 운동을 통해 목의 바깥 근육은 이완하고, 안쪽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요시 목 교정기를 사용할 수는 있으나, 한 달 이상 장기간 착용할 경우 오히려 목 근육의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 목의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약물 치료나 주사치료를 고려한다.
대부분의 거북목증후군은 수술적 치료 대상이 아니다. 다만 목 디스크가 만성화되면 약물 치료나 물리치료만으로는 증상 완화가 어려워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목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과 함께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작은 자세 변화가 평생의 목 건강을 좌우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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