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소지 용의자들의 인적사항을 물어보고 있는 5년 경력의 한 조 경찰관. 힘들기로 소문이 난 갱 전담반에 일하는 그이지만 누구보다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파티 현장에서 코케인 압수, 구치소에는 10대 갱들‘만원’안전을 위해 몸을 숨겨야 할 상황. 허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행히 특별한 저항은 없었다. 커사샤와 한 경찰관은 안전하다고 판단했는지 차로 조심스레 접근했다. 10대 히스패닉 여성 운전자와 3명의 남성이 타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라는 명령에 이들은 두 손을 들고 차례로 차에서 나왔다. 한 명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렸고, 다른 한 명은 눈의 초점이 풀린 채 휘청댔다.
커사샤 경찰관은 곧바로 몸을 수색해 눈빛이 흐릿하던 10대의 호주머니에서 마리화나를 발견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조 경찰관은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고…”라며 미란다원칙을 고지하고는 이 용의자의 양손에 곧바로 수갑을 채웠다. 용의자가 가짜 이름을 대는 바람에 시간이 약간 지체되긴 했으나 구속과정이 완료되기까지 5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오후 10시25분. 급박한 목소리의 무전이 날아들었다. “2가와 맥신 스트릿 인근에서 10대 갱단원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바퀴가 내는 괴성과 함께 타고 있던 차량이 빠른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조 경찰관은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들고 안전장치를 풀고는 “특히 위험한 지역이라 현장에 도착하면 함부로 차 밖으로 나오지 마라”라는 주의를 줬다.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오싹함이 느껴졌다. 두 경찰관은 방탄복을 입고 있었지만 기자는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2.5마일 떨어진 현장까지 꼭 3분 걸렸다. 10대 히스패닉 미성년자들이 무더기로 모여 큰 소리를 지르며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경광등을 켜자 10대 한 명이 풀밭으로 무언가 던졌다. 두 경찰관이 내려 달려들자 이 10대는 무척 익숙한 모습으로 얼굴을 땅으로 향한 채 바닥에 엎드렸다.
조 경찰관은 무얼 버렸냐고 다그쳤고 남자 청소년은 오리발을 내밀었다. 비닐 장갑을 낀 그는 인근 수색을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0.4g의 코케인을 발견했다. 이 남자 청소년은 “내 것이 아니다. 정말 억울하다”고 어눌한 말투로 항변했다. 그러자 조 경찰관이 “내가 왜 비닐장갑을 끼고 있는지 아느냐. 지문 감식해 보면 다 나온다”며 엄포를 놓자 그 청소년은 결국 고개를 떨구었다.
취재를 끝내고 돌아온 경찰국에는 온통 전신에 문신을 한 10대 갱들로 구치소는 만원이었다. 불법 총기 소지죄로 체포된 이들에서부터 마약판매 용의자, 3주 전 유클리드 스트릿을 따라 17가 남쪽 지역에 위치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발사 용의자 등이 포함돼 있었다.
조 경찰관은 “아무런 죄책감이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저들을 보면 소름이 끼친다”며 “그러나 목숨을 걸고 일하는 경찰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라 좀 불만이다”며 자신의 모터사이클에 올랐다.
<끝>
<글·사진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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