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주시하는 가운데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갖는 16세 소녀 미셸 위가 프로앰 라운딩 도중 타구를 지켜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짓고 있다. <팜데저트-
16세 소녀 오늘 프로데뷔
LPGA ‘왕따’ 우려
삼성월드챔피언십
<팜데저트- 이규태 기자> 미셸 위(16)는 이러다 ‘왕따’가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나이키와 소니사 덕분에 프로무대서 골프채를 한번 휘둘러보기도 전에 돈방석에 앉았지만 그로 인해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미셸 위가 온갖 스팟라이트를 독점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팬들과 취재진들의 관심과 시선을 독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하다 못해 다른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미셸 위에 대한 질문만 쏟아지니 다른 선수들의 심기가 불편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심지어는 부동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도 12일 미셸 위 후폭풍 여파로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가운데 ‘조용히’ 프로앰 라운딩을 했고 디펜딩 챔피언으로써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3번째 질문만에 미셸 위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했다. 비록 소렌스탐은 그런 일들이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으나 다른 선수들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미셸 위가 라운딩 도중 스윙코치 데이빗 레드베터(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아버지 위병욱씨와 어머니 서현경씨.
‘여자 타이거 우즈’가 뜬다
미셸 위 오늘 삼성월드챔피언십서 프로 데뷔
타이거 우즈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 96년 나이키와 5년간 4,000만달러 계약부터 맺고 PGA투어에 데뷔, 처음에는 아예 상대를 안 해주는 선수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즈는 잘 풀린 케이스. 워낙 실력이 뛰어나니 모든 것이 절로 해결됐다. 첫 7개 대회서 2승을 거두며 실력을 입증, 다른 선수들의 ‘보이콧’은 금방 끝날 수밖에 없었다.
같은 해 비슷한 이력서로 LPGA투어에 발을 들인 켈리 퀴니는 우즈처럼 성공하지 못했다. US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한데다 깜찍하게 예뻐 나이키에서 줄리 잉스터와 베스 대니얼을 포기해 가며 125만달러 스폰서 계약을 해줬는데 여자들의 질투는 훨씬 무서웠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따르면 당시 LPGA투어 선수 150명 중 140명이 나이키 용품을 ‘보이콧’했다. 퀴니는 성적도 따르지 않았다.
모든 시선은 미셸 위에게 맞춰졌다. 보통 갤러리라고는 골퍼의 가족과 친지외에는 없는 프로앰 라운딩이건만 미셸 위가 뜨자 LPGA 메이저대회와 맞먹는 갤러리들이 몰렸다. <팜데저트- 서준영 기자>
미셸 위는 프로로서 대회에 나가기도 전에 이미 메이저 타이틀만 9개를 갖고 있는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보다 광고계약으로 많은 돈을 벌어 시선이 따갑다. 현재 여자 아마추어 골프의 최강자인 모건 프레슬은 최근 미셸 위가 표지커버모델로 나온 ‘포천’(Fortune)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단 1승을 거둔 선수에게 무슨 돈을 그렇게 많이 주냐”고 꼬집었다. 미셸 위는 잠재력이 엄청난 반면 13살 때 US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이후 우승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셸 위가 나타나면 시청률이 올라가고 갤러리가 늘어난다. 따라서 LPGA투어의 새 커미셔너 캐롤린 비븐스는 “큰 그림을 보라. 크게 보면 모든 여자골퍼들에게 좋은 일”이라며 다른 선수들을 달래고 있다.
골프우산을 양산처럼 받쳐든 미셸 위는 16세 소녀답지 않은 확실한 포토제닉이다.
그래서인지 빅혼 골프클럽에서 공개적으로 미셸 위에게 질시의 눈길을 보내는 선수는 없다. “미셸 위는 프로무대서 하도 많이 뛰어 새로운 것도 없다. 이제 익숙하다.” “미셸 위로 인해 LPGA투어의 인기가 올라가 상금이 커지면 우리들에게도 좋은 일 아닌가” 등등 다들 ‘정치적으로’ 옳은 말만 하고 있다. 하지만 뒤돌아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지금 팜데저트사막에는 바람이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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