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재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자본주의가 가장 꽃피워져 있다고 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거주하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무엇인가? 말 그대로, 자본을 으뜸으로 삼는 체제를 말한다.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자본, 즉 돈이 없으면 생활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현대를 가리켜 ‘황금만능주의’ 시대라고 하는데, 정말 돈은 거의 전능한 힘을 갖고 있는 듯하다. 돈이 있으면 못할 것이 없고,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것이다.
그런데 많은 신자들마저 사실상 돈을 숭배하고 있다. 하나님을 전능하신 분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님보다는 돈을 전능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또한 하나님을 믿는 것, 또 기도를 드리는 것도, 돈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을 이루기 위한 경우가 많다. 즉 돈을 위해서 하나님이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는 돈이 목적이고 하나님은 수단이 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있게 된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돈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분명 말씀하셨다.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과 돈을 겸하여 섬기고 있다. 아니, 하나님보다 돈을 더 섬기고 있다. 마치 자석에 철이 끌려가듯, 혹은 불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들듯, 그렇게 인간은 돈이라는 것에 강하게 흡착되어 이끌려 산다. 돈을 위해 살고, 돈에 종속되어 살아간다. 돈만 있으면 함박웃음을 짓고 신앙까지 좋은 듯해 보이고 돈이 없으면 불행해 하고 신앙까지 좋아 보이지 않는 듯해 보인다.
오늘날 성도들의 삶 가운데 돈 숭배주의가 지나칠 정도로 자리잡아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돈 숭배주의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연약성을 갖고 있다. 신앙은 이런 인간적 연약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되레 돈을 얻기 위해,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신앙을 갖는다면 이는 정말 잘못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돈 등 세속적인 것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신앙의 순수성을 상실한 것이며, 타락한 현상이다. 예컨대, 돈 등 어떤 다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친구를 갖는다면, 이는 더 이상 친구 관계가 아니다. 순수성이 없으면 친구 관계가 아니라 단지 이용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관계에서는 이용 가치가 없어지게 되면 그 관계는 끝나게 된다. 친구 관계에서 순수성이 전제되어야만 하듯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오늘날 부부 관계가 쉽게 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둘이 순수한 사랑으로 만난 것이 아니라 어떤 세상적인 조건으로 만났다가 그 조건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친구 관계, 부부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순수성이 있어야 한다. 어떤 관계든지 돈 이나 어떤 조건을 갖고 관계를 맺는 것은 그 자체로 잘못이다. 세상에서 아무리 순수성이 상실되었다고 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마저 순수성을 상실하면 안 될 것이다. 돈을 위해서 하나님을 믿는 것은 불순하다. 이런 불순한 태도로 하나님을 찾는 것은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이며 망령되게 하는 것이다. 순수한 동기와 목적, 그리고 순수한 관계를 가지며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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