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확립’ 중무장한 스왓팀을 실은 차량이 1일 뉴올리언스 컨벤션센터 주변을 지나가고 있다. 시 관계자들은 주민들에게 모두 안전한 곳으로 떠날 것을 명령했으나 일부 주민들은 아직도 이곳에 머물고 있다.
무정부 상태의 뉴올리언스
탈출행렬 6만명 달해 북새통
인력부족에 소개작전‘지지부진’
“키울 여력 없다”아기 버리기도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소멸했지만 무정부 상태가 초래한 극도의 혼란이 후폭풍처럼 뉴올리언스를 뒤흔들고 있다.
뉴올리언스의 혼란상은 이재민 2만5,000명의 소개작전이 진행중인 슈퍼돔과 컨벤션센터 인근에서 집약적으로 드러난다.
CNN은 현장 르뽀를 통해 “슈퍼돔과 뉴올리언스 컨벤션센터 주변은 여기 저기 흩어진 기저귀와 지뢰처럼 널린 오물이 거리로 역류한 하수와 섞여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고 전하고 “이들을 휴스턴 등지로 옮기려는 노력은 초반부터 차질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CNN에 따르면 2차 수용소인 컨벤션센터에는 텍사스 등지로 대피하려는 수 천명의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나 소개작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컨벤션센터 인근에 10대의 버스가 벌써 수일째 늘어서 있지만 이송작전을 감독할 당국의 인력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당국은 관리 인력부족으로 슈퍼돔에 수용된 이재민 2만5,000명을 텍사스주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으로 이송하는 것만도 벅찬 형편이라고 털어놓았다.
컨벤션 센터에 모인 이재민들 가운데 노약자들이 연이어 사망하고 있으나 시체를 치울 곳도, 치울 여력도 없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휠체어 앉아 사망한 노파는 벽쪽으로 밀려났고, 또다른 남성의 시체는 흰 천으로 덮어두었을 뿐이다. 컨벤션센터에 방치된 시체는 최소 7구에 달한다.
한 여성은 “개가 죽어도 땅에 묻는데 우리는 짐승 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다”고 울먹였다. 다른 이재민들은 “시정부가 식수와 음식도 제공하지 않고, 벌써 나흘째 우리를 방치해 두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컨벤션 센터 인근에서 생후 2개월 된 딸을 안고 가까스로 텍사스행 버스에 오른 한 여성은 “더이상 아기를 키울 여력이 없다”며 버스안의 다른 두명의 여성에게 딸을 부탁한 후 차에서 내렸다.
슈퍼돔의 사정도 나을게 없다. 화장실이 넘치고 수도가 끊긴데다 식수와 음식마저 동이 나자 신경이 날카로워진 이재민들 사이에 크고 작은 싸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슈퍼돔의 이재민을 싣고 처음 출발한 버스가 이미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에 도착하는 등 소개작업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지만 카트리나의 직접적 피해를 입지 않은 고층 아파트 주민과 침수지역에서 새로 구조된 피해자 등이 속속 집결, 전제 소개대상자의 숫자가 6만명으로 불어났기 때문에 언제쯤 차를 탈수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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