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네이션스컵 한인 대표팀 연장서 브라질에 분루
초반 2-0로 압도…세트 플레이서 잇달아 실점
올 네이션스 컵 축구대회에 출전한 워싱턴주 한인 대표팀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아 대륙 1위로 16강 조별 리그에 올라 카메룬과 루마니아를 잇달아 꺾고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한인팀은 26일 터킬라의 스타 파이어 구장에서 브라질과 벌인 4강 진출 전에서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에서 골든 골을 허용, 2-3으로 석패했다.
경기 초반은 완전 한국의 페이스였다. 브라질이 초대 우승팀이지만 올해 8강 진출 팀 중 비교적 약체로 꼽혀 한 번 해볼만한 상대라는 분위기가 대표팀 전체에 팽배해 한인 선수들은 경기 초반 미드필드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 한국은 쇼어라인 커뮤니티 칼리지 스트라이커로 활약 중인 장호일 선수가 상대 문전 우측을 파고들다 강하게 땅볼 패스를 시도했다.
브라질 수비수들은 한국의 강한 공격에 허둥대며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한인 팀이 용병으로 영입한 션 스탠리 발에 걸렸고 스탠리는 아크 정면에서 골로 연결시켜 경기장을 찾은 200여 한인 응원단의‘대~한민국’연호를 이끌어 냈다.
한인 팀은 첫 골을 뽑은 기세를 몰아 5분이 채 지나기도 전 역시 장호일 선수가 대니 김 선수의 깊숙한 전방패스를 받아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오른 발 논스톱 슛으로 상대 골 망을 다시 흔들었다.
한인 팀의 황봉준 감독은 미드필드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한편 피터 정 선수로 하여금 상대 스트라이커를 철저히 봉쇄하는 전략으로 별 다른 위기 없이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하지만 브라질은 전반 종료 10여분을 남기고 한국 문전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켜 한 점 차로 따라붙은 채 전반 45분을 마쳤다.
후반 들어 일진일퇴 공방을 거듭한 양 팀 선수들은‘지면 탈락’이란 심리적 압박감 때문인지 거친 경기를 펼치며 무더기로 옐로 카드를 받기도 했다.
황 감독은 한 점만 더 넣으면 안전하게 4강을 일궈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두 번째 골을 넣은 장호일 선수에게 빠른 움직임을 주문했다.
장호일 선수는 후반 30여분 경 좌측면에서 올라온 센터링을 멋진 발리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공이 상대 골대를 살짝 비켜나갔다.
장 선수의 발리 슛이 빗나간 후‘찬스 뒤에 위기’라는 속설이 여지없이 한국 팀에 들어맞았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브라질은 경기 종료 10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반전과 똑 같은 지점에서 다시 프리킥을 얻은 후 문전 혼전 중 동점골에 성공,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은 결국 전·후반을 통해 승부를 가리지 못해 10분씩 펼쳐지는 연장‘서든 데스’에 돌입했다.
연장 시작과 함께 한국의 션 스탠리, 장호일 콤비가 상대 문전을 노크하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득점에 실패한 반면 브라질은 단 한 번 찬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켜 100여분 사투를 마감 지었다.
브라질은 우측에서 평범한 센터링으로 한국 문전을 두들겼다. 이 센터링이 문전 사각지역으로 흐르자 상대 공격수는 한국 수비수들이 방심한 틈을 타 가볍게 토우 킥으로 골을 연결시켜 3-2로 승리했다.
한인 선수들은 어이없는 실점으로 다 잡았다 놓친 4강 진출 티켓을 잃자 망연자실, 그라운드에 누워 허탈감을 달랬다.
임종현 단장은“8강 진출 팀 중 가장 약체인 이라크가 갬비아를 꺾어 우리가 브라질만 이기면 결승 진출이 유력했는데 막판 집중력 저하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황 감독도“학업과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 달간 훈련을 견뎌내고 8강 진출을 이뤄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대표팀을 위해 후원금을 지원해 준 각 지역 축구회와 개인 독지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경기장을 찾아 브라질에 밀리지 않은 응원을 펼쳐준 관중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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