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
▶ 헤스페리안 세탁소의 명물 앵무새 ‘맥스’
핼로우!
세탁소에 들어선 손님을 향해 누가 인사말을 한다. 손님은 카운터 너머를 바라보지만 아무도 없다. 두리번거리며 종업원을 찾던 손님은 앵무새 ‘맥스’(Max)가 자신을 향해 소리친 것을 알아채고 웃음보를 터뜨린다.
샌로렌조의 헤스페리안 클리너스의 귀염둥이 맥스는 이 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또 주인 이성한(47)씨는 ‘새 박사’로 꼽혀, 새를 기르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움을 구하는 선생이 되었다.
이씨가 맥스를 갖게된 것은 7년 전. 당시 한 살 된 앵무새 기르기를 포기한 미국인에게서 입양했다. 주인이 새장에 가둬 키운 맥스를 이씨는 세탁소에 데리고 나와 같이 일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칸 그레이’종인 맥스는 당시까지는 전혀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인 이씨와 손님들이 대화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씩 따라하기 시작했다.
고객이 유 아 프리티 버드(You are prettry bird)라고 하면 맥스는 프리티 버드?라고 대꾸하고, 이성한씨가 전화통화를 하면 옆에서 오케이, 아 하!라며 곧잘 끼어들기 시작했다. 맥스를 입양한 후 이씨는 앵무새에 관한 전문서적을 읽으며 연구를 거듭했다.
앵무새는 사회적인 동물이라 사람과 늘 가까이 지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능도 4-5세 어린이 수준이어서 자신의 희로애락을 모두 표현할 수 있지요. 이씨의 말처럼 맥스는 가둬놓으면 아이처럼 징징거리며 놀아달라고 보챈다. 이런 맥스를 이씨는 아침부터 밤까지 어깨에 올리거나 곁에 두고 같이 일한다. 맥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차를 타고 외출하는 것. 이씨가 가자! 하고 말하면 맥스도 가자!라고 따라나선다. 퇴근 후 집에 오면 부인 이은경씨와 두 아들이 함께 한 식탁에 맥스도 꼭 끼어든다. 자신을 인간으로 착각하고 한 식구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밥과 치킨, 계란, 우유 등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면 가리는 것이 없이 맥스도 잘 먹는다.
헤스페리안 클리너스의 고객들은 굳이 세탁물이 없더라도 근처를 오갈 때마다 맥스를 보기 위해 들른다. 특히 어린이들은 맥스를 귀여워해 자주 온다고. 맥스를 본 고객 중 앵무새 키우는 것에 취미를 붙여 이미 5명이 이씨처럼 새 기르기에 나섰다.
몸 구르기를 하는 묘기를 보이거나 이씨가 아빠 뽀뽀!하면 달려와 입을 맞추는 맥스는 그에겐 새가 아니라 자식이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이성한씨는 맥스의 모습을 담은 카드 300장을 고객들에게 발송, 더욱 인기를 모았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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