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웨이 등 백인은
언론보도 떠들석
흑인여성 휴스턴엔
1년 넘도록 침묵
최근 아루바 실종사건 등 실종된 백인 여성들에 대한 뉴스가 전국 미디어를 장식하면서 실종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인종차별이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아루바에서 현재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앨라배마 여고생 나탈리 할로웨이, 결혼을 앞두고 도망가면서 납치범에게 끌려간 것처럼 연극을 벌였던 예비신부 제니퍼 윌뱅크스, 작년 7월 남편에 의해 살해된 로리 해킹, 유타에서 납치돼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엘리자베스 스마트, 만삭의 몸으로 바닷속에 던져졌다 파도에 밀려 시신으로 되돌아온 레이시 피터슨 등 언론이 거의 매일 집중적으로 다루었던 실종사건의 피해자들은 모두 한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두 백인여성이었다는 점이다.
반면 1년전 이맘때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실종된 태미카 휴스턴이라는 여성에 대해서는 들어본 사람들이 거의 없다. 당시 24세로 스파르탄버그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었던 휴스턴은 집에 애견만 남겨 놓은 채 사라졌다. 하지만 도대체 언제 사라졌는지 실종 시점조차 모르는 상태다.
휴스턴의 가족은 기자회견을 열고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수사 도움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적어도 그녀의 고향에서 그녀의 실종사건은 유명한 사건이 됐다.
하지만 휴스턴의 가까운 친척 렙카 하워드는 마이애미에서 활동하는 홍보전문가로 당시 케이블 네크웍과 신문 등 언론사들을 3주동안 연락했으나 전국적인 미디어의 관심을 모으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달에서야 전국공공라디오(NPR)가 하워드에 대해 보도했으나 이 역시 다른 케이스에 비해 미디어 관심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기 위한 보도였다.
휴스턴의 가족은 그녀가 흑인이라는 점 외에 언론이 중계방송하듯 수사상황을 전한 백인 여성 관련 실종 케이스와 다른 점을 설명할 수 없었다.
뉴스 케이블 경영자들은 뉴스의 가치를 피해자의 인종이 결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MSNBC의 마크 에프론 부회장은 “아루바 사건이 터졌을 때 그녀가 백인인지도 몰랐다”며 아루바 사건은 “부모에게 있어서 최악의 악몽”을 반영했기 때문에 뉴스거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언론 관계자들은 언론계 종사자들 중에 소수계가 적은 것이 인종적 불균형을 가져오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신문편집자협의회(ASNE)와 라디오TV 뉴스감독협회(RTNDA)에 따르면, 소수계가 미국 인구의 32%를 차지하지만 전국 신문 언론인들 중에서는 13%에 불과하고 TV언론 종사자들 중에서는 22%에 그치고 있다.
또 관계자은 미디어 보도로 실종사건의 피해자 대다수가 백인 여성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다고 지적한다. 연방수사국(FBI) 통계에 따르면, 5월 1일 현재 실종된 남성은 2만5,389명으로 여성의 2만2,200명보다 더 많은 수치다. 인종별로는 흑인이 1만3,860명으로 전체 실종자들의 29.1%를 차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전국적인 집중 보도를 받은 백인 여성 실종사건들은 아직 수사가 진행중인 아루바 사건을 제외하고 결국 해결될 수 있었다. 피 흔적만 발견됐을 뿐 아직 단서가 잡히지 않은 휴스턴 케이스와는 대조적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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