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잘 싸웠다’
지난 28일 위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 선수의 피칭을 두고 미 스포츠 기자들이 내린 평가였다. 경기종료 후 로키스팀 라커룸 앞에 모여 있던 스포츠 전문기자들은 5회까지 1실점만 허용하며 비교적 호투한 그를 두고 5회까지의 그는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덴버 포스트의 트로이 렝크 기자를 포함한 스포츠 전문기자들은 상당히 괜찮은 선수라고 평하며, 인터뷰도 줄곧 잘하는 편이었는데, 더이상 통역관이 없어 어렵다고 호소했다.
1개월전 구단의 지원 중단으로 김병현 선수의 통역관인 대니얼 김이 그의 곁을 떠나게 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모두들 그가 팀에 더욱 잘 적응하게 하기 위한 조처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해하는 눈치였다.
라커룸에 들어서자 여기자의 출현에 흠칫 놀라는 일부 선수들이 눈에 띄였다. 대부분은 이에 아랑곳없이 수건만을 두른 채 준비된 중국식 볶음밥을 먹고 있었다. 패전팀의 무거운 분위기를 뚫고 거구의 선수들 사이로 김병현이 여전히 볶음밥을 씹은 채 나타났다. 경기 어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가벼운 목례와 함께 괜찮았다며 짧게 답했다. 오랫만에 터진 위력적인 구위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이어 미국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고 싶어하는데 잘 응해주는 편이냐고 묻자 영어가 짧아 아직은 어렵다며 미소를 지어보이면서도, 콜로라도 공식 홈페이지 토머스 하딩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선발등판이 더 좋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등 통역없이 잘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위를 오가는 팀동료들도 어깨에 손을 올리며 잘했다고 격려했다. 그도 고개를 끄덕하며 손을 맞잡아 보이고는 선수들과 원만하게 잘 지내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카고에는 2년만에 오게 됐다는 그는 저녁에는 친구와 만나 간단히 밥을 먹고 내일 경기를 위해 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날 김 선수는 일부 한국 기자들이 ‘언론과의 만남을 꺼려한다’ 혹은 ‘안하무인격이다’라고 혹평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조용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기자들과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개인의 실력 향상과 더불어 팀동료 및 코치들로부터 인정받는 한인 선수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케 했다.(라커룸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그의 인터뷰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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