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삶
▶ 양민교/의사.리치몬드, VA
알링턴 언덕에는 젊은 용사들이 고이 잠들고 있다. 노르만디에서, 필리핀에서, 사리온에서, 월남에서, 이오지마에서, 발칸의 전선에서 쓰러져갔던 그들, 지금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악의에 찬 자살 폭탄과 차량 폭발로 무참히 쓰러져간다.
전쟁은 모순 덩어리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확실한 것은 지도자가 시작한 전쟁을 젊은이들이 피를 흘리며 수행한다는 것이다. 민주화로 평화를 이룩한다는 숭고한 목적이 있지만, 전쟁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월남에서 그랬던 것처럼.
전쟁 속에서 생명은 젊은 병사들에게는 담배 한 모금의 값보다 비싸지 않다. 공포에 떨고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병사와, 목숨을 내던지고 달려가는 병사가 다함께 물 고인 참호 속에서 절규한다. 왜 이래야 하는가.
어려운 생활고로, 학비 마련을 위해, 불만의 세월 때문에, 폭력이 인정된 긍정적인 수단으로 생각되어서, 18세 이상의 젊은이들이 복장 및 머리 규제를 감수하고 자원해 군에 입대한다. 생각보다 엄격한 미군의 병영생활은 신실한 정훈교육이나 인성교육을 하지 않음으로 복잡한 자유 권리 시민의 의식을 점차로 포기하고 단순한 인간으로 변화시킨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사람이 죽고 사는 갈림길을 순간마다 경험하는 이 젊은이들은 가장 숭고한 생명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이전보다 더욱 살고 싶은 것이다. 고향에 돌아가면 더 가치 있는 삶을 살 것이라고 속삭이며 뜨거운 열풍 속에서 화덕같이 달아오른 탱크 속에서, 두꺼운 모래가 눈을 파고드는데도 방탄조끼를 여미고 총기를 겨누며 오늘 하루도 무사하기를 기도한다. 틀림없이 적을 조우하지 않았음을 감사하며 비좁은 천막 속에서 남기고 온 사랑하는 사람들을 꿈꾸며 새우잠에 드는 것이다.
아침이 되어 C 소대의 전우가 바디 백에 실려 나가는 것을 보며, 나의 차례는 하며 이 젊은이들의 마음은 심각히 동요하는 것이다. 그리고 동료 전우에게 잘 부탁한다는 눈인사가 오고가는 것이다. 전우에게 자신을 부탁하는 것이다.
전쟁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전쟁을 통해서 변해간다. 전쟁이 앗아간 젊은이들은 역사를 이룩한 기둥이지만 그들의 흘린 피의 값을 저버린 채 점점 그 새대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이다. 잃어버린 생명과 잠들 수 없는 영혼을 위하여.
양민교/의사.리치몬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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