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센터 하승진(왼쪽)이 레이커스 센터 크리스 밈을 상대로 훅슛을 쏘고 있다.
“오닐이 안 된다면
잭슨 감독이라도 돌려주소”
레이커스 6연패로 시즌 마감…블레이저스에 103-106
시즌 결산
“샤킬 오닐이 안 된다면 필 잭슨 감독이라도 돌려주소∼”
지난 17일 LA 스테이플스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한 레이커스 팬이 이런 사인을 들고 관중석에 서 있었다. 레이커스가 93년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시즌은 대강 그렇게 요약할 수 있다. 두 사람의 공백이 너무 컸다.
레이커스는 20일 시즌 피날레에서 하승진, 빅터 카리야파, 세바스찬 텔페어 ‘루키 트리오’와 2년차 트래비스 아웃러(20점) 등 나이 어린 선수들에게 출전시간을 주느라 승부에 크게 집착하지도 않은 홈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 103-106으로 져 끝까지 스타일을 구겼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37점에도 불구 6연패로 34승48패 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천하의 레이커스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됐을까.
마이애미 히트가 당당히 NBA 동부 컨퍼런스의 1번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을 보면 가장 큰 이유가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코비 브라이언트 보다 나이가 훨씬 많지만 키가 6피트7인치 미만인 수퍼스타들이 많은 반면 오닐 같은 ‘공룡센터’는 또 없다. 오닐의 공백은 메울 수가 없는 것이었다.
레이커스는 오닐을 주고 라마 오돔, 커란 버틀러, 브라이언 그랜트 등 선수 3명을 받았다. 쓸만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수퍼스타급은 전혀 아니다. 롤스로이스를 캠리 3대와 바꾼 셈인데 그 중 오돔은 ‘사고’가 여러 번 난 히스토리가 있고, 그랜트는 마일리지가 많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다. 오돔은 결국 ‘주연이 아닌 ‘조연’ 같은 모습만 보여준 끝에 어깨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무릎과 허리에서 삐거덕 삐거덕 소리가 들리는 듯한 그랜트는 게임당 3.8득점에 3.8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레이커스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루디 탐자나비치 감독마저 건강문제로 중도하차,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하지만 루디 탐자나비치 감독도 불과 2년 전 암 때문에 휴스턴 로케츠 사령탑에서 내려온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레이커스는 그 것에 대해서도 할말이 없다.
솔직히 필 잭슨 감독은 레이커스로 돌아와서 좋을 게 없다. 이 같은 전력으로는 잭슨이 아닌 잭슨의 할아버지라도 우승은 꿈도 꾸기 어려운데 ‘도사’ 명성에 흠을 낼 위험부담을 안고 복귀를 고려한다는 그 자체가 놀랍다.
레이커스는 툭하면 팀을 바꾸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명장 래리 브라운의 재계약 여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며 올 시즌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밀려난 플립 산더스 감독에게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인 최초로 NBA 코트에 선 하승진은 이날 덩크슛 3개를 터뜨리며 13득점을 올렸다. 리바운드도 5개를 잡아낸 시즌 최고 활약으로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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