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배우 존 조가 출연한 영화 ‘해럴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의 지난 주말 성적은 박스오피스 8위다. 개봉 첫 주(극장수입 515만 달러)에 비해 순위는 한 단계 내려갔고, 총수입은 1,23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극장과 수입을 분배해야하는 제작사는 아직 본전을 뽑아내지 못했고 한인들조차 겨우 이 정도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한인이 주연한 영화로는 역대 최고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쯤에서 이그지비터의 집계를 토대로 최근 5년 새 극장에서 상영된 한국영화와 한인 주연 영화의 미국흥행 성적표를 내보자. 먼저 한국영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현재 1위다. 지난 1일 기준 총수입이 218만 달러. 평단의 호평과 입소문을 타고 5개월 째 상영중이니 아직 총수입을 단정짓기 힘들다.
2위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 9개월간 총수입 79만8,000달러를 거뒀고 ‘한국영화도 장사 좀 되네’라는 할리웃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미국 배급의 물꼬를 텄다. 이어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 44만4,931달러, 강제규 감독의 ‘쉬리’ 9만7,152달러,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5만9,413달러 순으로 집계된다.
다음은 한인배우가 주연한 영화. 안타깝게도 릭 윤을 주연급에 올릴 수 없어서 한 편의 영화가 전부다. 존 조, 성 강 등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영화 ‘내일은 운수대통(Better Luck Tomorrow)’이 총수입 380만 달러를 올렸다. 제작비 25만 달러로 발표됐지만,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배급했으니 족히 100만 달러가 투자돼 극장에 걸렸으리라 짐작한다. 그래도 이 영화는 극장수입만으로 본전을 뽑고 남은 셈이다.
영화사의 투자방향은 박스오피스가 결정한다. 흑인과 히스패닉 관객들이 박스 오피스를 좌우하면서 이들을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가 많은 게 극장가의 현실이다. 극장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운수대통’에 이어 ‘헤럴드와 쿠마’도 관객의 절반이 아시안 아메리칸이다.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의 호응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할리웃이 이 영화를 극장에 내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코리안 아메리칸 파워가 유권자의 표로 결정된다면, 한인 배우가 할리웃 영화의 주연을 차지하느냐, 한국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느냐는 박스오피스가 좌우한다. 실제 숫자가 증명해야 한다. 10달러 아끼지 말고 박스오피스 숫자 팍팍 올려주자.
소수계의 할리웃 진출이란 장벽을 넘으며 안간힘 쓰는 이들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까지 10달러로 힘을 실어주는 게 우리의 몫이다.
하은선 <특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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