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의 한 커피샵은 최근 70만 달러에 팔렸다. 전 주인이 8년 전 7만 달러에 샀으니 그 새 10배가 뛴 것이다. 현금으로 70만 달러를 쥔 이 업주는 권리금 없는 주류 샤핑센터의 푸드코트에 입주절차를 밟고 있다.
그는 “요즘 바이어들은 사업융자도 없이 현찰 100만 달러는 우습게 내놓더라”며 놀라워했다. 바이어는 대부분 E2비자를 따러 한국서 온 한인들 혹은 로컬에서 돈을 번 이민 1세의 자녀라고 했다.
그런데 타운에서 수완 있는 업주로 알려진 그가 권리금이 더 오를 게 뻔하다고 알려진 셀러스 마켓에서, 더구나 커피샵 장사로는 대목인 여름이 오기 전 업소를 팔아치운 이유는 뭘까.
“앞으로 2∼3년 안에 타운 업소들의 권리금이 바닥을 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E2비자가 목적인 신출내기 사장들이나 부모 돈으로 경험 없이 비즈니스에 뛰어든 2세들이 지금의 권리금을 값할 만큼 업소를 운영할 리 없다는 논리다.
다운타운 의류업계의 고질병인 키머니가 사라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공급의 균형이 깨져서다. 업체 수는 1,000여 개를 헤아리는데 장사 좀 된다는 선호지역은 한정돼있다.
키머니는 10년전이나 지금도 여전하지만 원성의 대상은 달라졌다. 키머니를 시작한 것은 다운타운 건물주의 대다수인 유대인이었으나 갈수록 사태가 심각해지는 이유는 한인들 탓이라는 것이다. ‘키머니 없는 세상’을 표방하며 한인들이 돈 모아 만든 자체상가는 지금 키머니의 온상으로 변모했다. 한인업주가 키머니 못 내겠다고 재계약 포기하고 나온 자리에 웃돈을 얹고 다른 한인이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 때마다 다운타운이 술렁거린다.
비즈니스에서 ‘장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일부 한인들이 눈 먼 경쟁가격을 양산하고 있다면 얘기는 다르다.
위의 커피샵 업주처럼 한인타운에서 ‘장사 좀 한다’는 사람은 속속 손 털고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비즈니스를 정점으로 일군 이들은 적기에 빠졌다가 몇 년 후 권리금이 바닥을 치면 다시 들어와 헐값에 건질 계획이라고 한다. 불나방 무리에서 멀리 떨어져 볼 필요가 있다.
김 수 현<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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