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13만달러를 주고 풀러튼에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윤모씨는 얼마 전 이 집을 33만달러에 팔았다. 클로징 등 비용을 공제하고도 차익은 약 17만달러나 됐다. 그가 주택시장이 뜨겁다는 지금 멀쩡한 집을 매각하고 셋방살이를 선택한 데는 나름대로 뚜렷한 논리가 있었다. “집값은 이미 정점에 도달했고, 조만간 금리마저 오르면 주택시장은 냉각될 것”이라며 “당연히 차압 주택은 늘어나고 이런 집을 싸게 사겠다”는 것이 그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아직 그의 시나리오대로 주택시장이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다. 부동산 시장이 폭등세를 지속한 지난 3년간 버블 논쟁은 줄기차게 이어졌다.
거품론이 나올 때 마다 윤씨처럼 결단을 내린 주택 소유주도 적잖다. 현역 부동산 에이전트인 최모씨도 그 중 한 사람. 한인타운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던 그는 1년 반 전쯤 “오를 만큼 올랐으니 떨어질 일 밖에 없다”는 생각에 집을 팔고 아파트로 세를 얻어나갔다. 오른 차액만큼 세이브 해 놓고 렌트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판단한 때문 이다.
그러나 집값은 계속 두 자리 수씩 뛰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설상가상 렌트까지 오르는 등 그의 기대는 빗나갔다. 추가 가격 상승분과 잃어버린 세금혜택까지 생각하면 씁쓸한 마음뿐이다.
요즘 주택시장, 특히 수급 불균형이 심한 남가주의 경우 똑 부러지는 전망을 내기란 쉽지 않다. 전국 시장과 따로 노는 데다 경제지표와 맞 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예비바이어들 사이에는 “지금이라도 안 사면 손해”라는 심리도 확산 됐다.
사우스베이에서 활동한다는 한 에이전트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거품론에 제법 힘이 실렸을 때다. 그는 “어바인, 토랜스 등 한인 인기 주거지들조차 매물이 늘고 있지만 거래는 뜸하다”며 “주택시장의 냉각 기미가 뚜렷한 데 언론이 너무 호황 쪽으로만 몰고 간다”며 불평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주택시장은 초강세를 이어갔다.
그렇다면 주택시장은 언제 냉각될 것인가. 한인 관계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시각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답은 유보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다만 최근 발표된 한 보고서는 도움이 될 듯 하다.
이 보고서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타 지역과 달리 호황과 불황 사이클이 심해 구입과 매각 타이밍에 따라 명암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섣부른 결정에 따른 손해가 어느 지역보다 크다는 것이다.
이 해 광<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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