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만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콜로라도 강이 흘러 깎아 만들어낸 별천지 ‘캐피탈 리프’(Capitol Reef).
이곳이야말로 알 수 없는 비밀이 잔뜩 숨겨져 있는 미스터리 지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파월 호수에서부터 200마일에 이르는 피시 레이크 마운틴까지 25만 에이커를 포함하는 워터 파킷 폴드(Water Pocket Fold)의 끝없이 이어진 암봉들. 필자는 방문객 안내 센터에서 반대되는 곳에 있기 때문에 2시간 넘게 걸리는 딕시 내셔널 포레스트 삼림 호텔에서 하루 밤을 보내
고 다음날 에스칼란테 모뉴먼트 지역을 지나 워터 파킷 폴드를 찾아 나섰다.
입구 찾기가 힘들어 한참 헤매다가 길이 있는 지 없는 지 분간이 안돼 등고선이 있는 특수 지도를 살펴봐야 했다. 차 한 대가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디좁은데다 온통 돌멩이가 박힌 물 빠진 강 줄기의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도대체 전진이 잘 안되는 것이다. 인적도 없으니 자동차가 중도에서 고장이라도 나는 날에는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길이 험악해지고 좌우엔 암벽이 둘러싸여 어두컴컴하고 어디선가 불쑥 중생대의 공룡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적막감에 으스스한 데다 누구 한 사람 들어간 흔적도 없었다. 지형이 험하고 접근하기가 힘들다는 공원국 셰리프의 말 한마디가 떠올랐다.
오후 늦은 시각이 되자 앞을 가로막는 우람한 바위가 눈앞에 다가왔다.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암벽을 타고 올라가야 했다. 암벽을 타고 이틈 저틈 바위 사이를 비집고 올라가는 데 그날 따라 카메라 배낭이 왜 그리도 무거운 지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한나절은 올라갔을까... 절벽같은 난간에 올라서서 확 트인 전면 아래쪽을 바라보니 이곳이야말로 별천지가 아닌가!
지구상에 이런 곳도 있다니 달나라 분화구를 망원경으로 보는 미지의 세계 같기도 하고 화성의 신비한 표면 같기도 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수많은 암봉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게 마치 발아래 산수화처럼 손에 잡힐 듯 펼쳐져 있는 것이다.
마치 화가가 정성스럽게 단청을 해놓은 듯 다각형, 삼각형 솔잎 바늘 같은 것이 떡갈나무 이파리나 통나무같이 생겼고 모자이크처럼 디자인돼 검정 핑크 라벤더 아이보리 등의 다양한 색깔로 채색되어 도배를 한 것처럼 계단식으로 질서 정연하게 도열되어 있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얼마나 많은 홍수가 지나갔으며 온갖 화학적인 침전물이 퇴적되고 깎이고 침식되어 풍화작용과 함께 오늘에 이르렀을까. 이곳은 1억만년에서 2억만년의 세월이 흘러 만들어졌으며 6,500만 년 전에는 바다의 밑이었다고 한다. 캐피탈이란 이름은 암봉들이 워싱턴 D.C.의 국회 의사당 돔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동곤: 국제 프리랜스 사진작가 협회 정회원 및 다니엘 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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