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죽음에 대한 유대인들의 책임유무 시비로 들끓었던 멜 깁슨 감독의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사진. The Passion of the Christ)’이 25일 할리우드 등 미국 전역에서 동시 개봉됐다.
예수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교회력상 참회기간인 사순시기 첫 날 ‘재(灰)의
수요일’에 맞춰 개봉된 이 영화는 미국내 약 4천여 상영관에서 가톨릭교회를 포함한 그리스도교 신자, 비신자할 것 없이 많은 영화팬들이 몰려 폭발적인 인기가 예상된다.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 등 미국 영화흥행전문업체들은 일찍부터 박스오피스 1위와 ‘대박’을 예고했을 정도다.
텍사스를 비롯한 일부 지역 상영관에서는 예수가 살았던 시절 유대사회에서 통용됐으나 지금은 사어가 된 고대 아람어와 라틴어만으로 제작(자막은 영어)되고 예수(짐 캐비즐)가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12시간의 처절한 고통을 담은 작품을 보기 위해 수 천명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기도 했다.
멜 깁슨이 감독과 제작, 공동 각본을 맡은 ‘수난’은 일부 유대교 지도자들에게서 반유대주의를 불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한때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영화 비평가들은 예수가 로마 병사들의 손에 지독한 고문을 받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걸친 과정이 지나칠 만큼 처절하게 묘사됐다고 지적할 뿐 반유대적 메시지를 담고 있지는 않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관장을 지낸 조지 워싱턴대 월터 라이히 교수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영화 ‘수난’ 자체가 유대인들을 증오하진 않으며 멜 깁슨이 유대인들을 싫어하는냐 여부는 문제가 안된다”고 말하고 “문제는 이 영화가 상당한 숫자의 사람들을 유대인들을 싫어하도록 자극하게 될 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서 미국 가톨릭 뉴욕대교구 교구장 에드워드 에건 추기경은 413개 본당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가톨릭-유대 공동체가 ‘은총과 지혜’로 이 영화로 인한 부정적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유념할 것을 촉구하는 등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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