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오페라가 시즌 개막작품으로 내놓은 프랑스의 작곡가 엑터 베를리오즈의 걸작 ‘파우스트의 파멸’(La damnation de faust)은 유럽의 유명극장 연출가 아킴 프레이어의 연출과 무대 디자인이 눈길을 끈 오페라였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한 작품인 만큼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연출가 프레이어는 우스꽝스러운 광대의 가면을 쓴 코러스를 등장시키는가 하면 디즈니랜드에서나 볼 수 있는 ‘전자 쇼’를 연출했다. 그런가하면 청소년으로 구성된 코러스들이 무대 위에 일렬로 얼굴만 내놓고 합창해 섬뜩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현대와 고전적인 분위기를 섞은 프레이어의 이같은 연출은 상당히 독특했다. 영혼을 악마에게 파는 ‘파우스트’의 절망적인 삶을 노래한 심각한 오페라에 코믹한 광대 가면, 전자 쇼를 집어넣어 암울한 무대를 어느 정도 희석시켰다고 볼 수 있다.
장송곡을 부르는 느낌을 들게 하는 이 무대에서 여주인공 마거릿 역을 맡은 유명 흑인 메조 소프나로 데니스 그레이브스는 파우스트와의 사랑을 그리는 ‘아리아’를 애절한 목소리로 잘 소화해냈다.
파우스트 역의 테너 폴 그로브스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역의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레미는 간혹 무대 공중으로 움직여 다니는 기구에 올라 타 프렌치로 된 어려운 노래들을 무리 없이 선사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무대 분위기 때문인지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환호는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난 후 이외에는 거의 없었다.
이 오페라는 9월15, 21, 24일 오후 7시30분, 28일 오후 2시에 공연된다. (213)972-8001 <문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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