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완씨 일가족·고승훈·이은삼씨 피살 등 용의자·단서못찾고‘미궁’
지난 5일 르네상스 아파트 한인모자·베이비시터 피살사건이 3주가 지났는데도 용의자에 대한 뚜렷한 단서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모든 사람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하고 있다”고만 말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한인사회에 충격파를 던져준 대형 사건의 경우 어떻게 해결됐는지 살펴본다.
수퍼텍 존 김씨·백무본씨 가족 사건등
상당수는 범인 조기 체포·자살로 결말
■유희완씨 일가족 피살사건(91년 11월20일·그라나다힐스)
미주 한인사회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중 최대의 미스터리 사건으로 발생한지 꼭 11년6개월이 지났다. 최소 2~3명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은 유씨의 그라나다힐스 자택에서 유씨와 부인 경진씨, 아들 케네스군, 딸 폴린양 등 일가족 4명을 칼로 잔인하게 살해한 후 도주, 아직까지 체포되지 않고 있다. LAPD에 따르면 지금까지 용의자 선상에 오른 사람만 150명이 넘으며 경찰 수사기록은 2,000여페이지에 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아직도 수사를 펴고 있다”며 “용의자가 법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결코 수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텍 존 김씨 피살사건(98년 2월26일·마리나 델 레이)
피해자가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사업가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이 사건은 발생 1년만에 김씨에 의해 해고된 전 회사 부사장 서성록씨가 용의자로 체포되면서 막을 내렸다. 김씨는 칼에 복부를 찔려 숨진 채로 콘도 주차장에서 발견됐었는데 경찰은 사건 발생 다음날 콘도 엘리베이터 감시카메라에 잡힌 서씨의 모습을 단서로 확보, 끈질기게 수사를 편 끝에 용의자 서씨를 한국에서 체포해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백무본씨 일가족 살해·자살사건(99년 8월27일·LA)
한꺼번에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은 범인 백씨가 일가족 4명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사건현장에서 곧바로 자살, 쉽게 종결됐다. 가정불화에 시달려온 백씨는 타운내 한 아파트에서 부인 영희씨, 처남 이덕근씨, 또다른 처남 이상근씨, 이상근씨의 부인 미순씨 등 4명을 총으로 쏴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대성씨 의붓아버지 청부살해 사건(2000년 11월3일·치노힐스)
한때 미궁 속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던 이 사건은 사건발생 후 피해자 이정복씨의 의붓아들인 김씨의 행동을 경찰이 집중감시, 사건발생 3주 뒤 김씨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경찰 수사결과 김씨는 친구인 한인 앨버트 윤, 윌슨 김, 베트남계인 마이 노오 등과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의붓아버지를 살해하는 대가로 공범들에게 수천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염승철군 모녀 살해사건(99년 6월12일·업랜드)
15세에 불과한 소년이 어머니와 9세난 여동생을 잔인하게 사냥용 라이플로 살해, 한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이다. 염군은 침실에서 잠자던 어머니 염혜선씨와 여동생 선엽양을 라이플로 쏴 살해한 뒤 아버지 염태두씨의 벤츠 승용차를 몰고 라스베가스로 도주했다 사건 발생 사흘 뒤인 6월15일 현지에서 경찰에 붙잡혀 압송됐다. 검찰은 염군이 도주할 당시 사막에 내버린 라이플과 사건 후 행적 및 당사자의 자백 등을 발판으로 재판에 임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평결을 이끌어냈다. 염군은 40여년의 징역형을 받고 복역중이다.
■스시맨 고승훈씨 피살사건(2001년 4월29일·LA)
고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타운내 일식당 앞에서 약혼녀와 전화통화를 하던중 괴한의 칼에 찔려 숨졌다. 이 사건은 저녁시간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샤핑몰 안에서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범행 당시 상황을 본 목격자나 뚜렷한 물증이 없어 수사가 제자리걸음을 맴돌고 있다.
■이은삼씨 피살사건(2002년 4월6일·라미라다)
자신의 콘도에서 손발이 묶인 채 특별한 외상없이 숨진 채로 발견된 이은삼씨 사건도 발생 1년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사건 정황을 토대로 범행동기를 단순강도보다 원한관계 쪽에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용의자의 윤곽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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