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단체 행사에 가보면 취재하러 온 건지, 밥 먹으러 온 건지 찜찜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행사에 많은 참석자를 유치하는 방편으로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버렸지만 식사부터 끝마친 참석자들은 피곤함과 포만감으로 정작 행사가 시작되면 졸기 일쑤다.
먹는 것이 우선 순위가 돼버린 행사장을 수없이 목격했다. 5일 밤 신호범 주 상원의원 후보의 개표상황실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린우드의 한 호텔 5층 방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김밥, 샌드위치 등 먹거리는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지만 개표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전혀 없이 관계자가 이따금 전화로 선거본부에 물어본 후 기자들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적어도 주 상원의원의 개표상황실이라면 인터넷을 통해 개표 진행상황을 즉각즉각 알 수 있는 컴퓨터 한 대쯤은 준비됐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준비는 당일 아침까지도 가두 캠페인을 벌이는 등 동분서주한 신 의원 자신보다는 후원회 몫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요즘 같은 첨단 정보통신 시대에 19세기 식으로 선거본부에 전화로 일일이 문의하다 보면 잘못 알아들어 착오를 일으키는 경우도 생긴다.
지난번 장태수씨가 쇼어라인 시의원에 출마했을 때는 후원 그룹인 오로라 상인연합회 가 랩탑 컴퓨터를 선거본부와 인터넷으로 연결, 개표상황을 즉각즉각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줬고 방안에 득표상황판도 걸어놨었다.
자고로 손님에게 음식을 접대하는 것이 한인들의 전통 인습이고‘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속담도 있지만 선거의 당락이 걸린 긴박한 분위기의 개표상황실은 밥상보다는 상황판이 더 적절할 것이다.
재선이 확정된 신 의원을 후원회가 도울 일은 아직도 있다. 거리마다 눈에 띄는‘폴 신’팻말을 수거해주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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