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파이’(I Spy)
★★★(5개 만점)
상상력 결핍증에 걸린 할리웃이 땅 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만드는 영화들이 과거 영화들의 신판. 이 게으른 행위의 소산물들로 지금 상영중인 영화가 ‘붉은 용’과 ‘링’과 ‘찰리에 관한 진실’이다.
코미디 액션 모험영화로 본드 시리즈와 맷 헬름(딘 마틴) 및 플린트(제임스 코번) 시리즈를 허술하게 풍자한 듯한 ‘나는 스파이’도 역시 신판이다.
1960년대 빌 코스비와 로버트 컬프 콤비의 인기 TV 시리즈가 원전. 에디 머피가 나온 또 다른 신판 ‘닥터 두리틀’과 TV 시리즈를 개작한 ‘브레이디 번치 무비’를 감독한 여류 베티 토마스의 솜씨가 무기력할 정도로 특색이 없다.
미국이 제조한 최신 초특급 스파이 정찰기 스위치 블레이드(버튼을 누르면 투명 비행기가 된다)가 부다페스트에 본부가 있는 무기 암거래상 아놀드 군다르(맬콤 맥다월)의 손에 넘어가면서 민완 스파이 알렉스 스캇(오웬 윌슨)이 이 정찰기 회수 임무를 맡게 된다.
알렉스의 신원을 위장하기 위해 그의 짝으로 지명된 사람이 말 많고 으스대는 미들급 챔피언 켈리 로빈슨(에디 머피). 그런데 켈리는 미국 대통령과 막역지간이어서(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지 묻지 마시라) 서로 반말농담을 하는 사이로 켈리의 이번 임무는 대통령이 친히 부탁한 것이다.
권투광인 아놀드가 부다페스트에서 57전 전승한 켈리와 유럽 챔피언간의 시합을 마련한 것을 이용, 알렉스를 켈리의 수행원으로 위장한 뒤 아놀드의 본부 잠입을 계획한 것. 켈리가 입이 건 플레이보이인 반면 알렉스는 수줍음이 많아 동료 여스파이 레이철(팸키 잰슨)을 사랑하면서도 고백을 못한다.
걸맞지 않는 흑백 스파이 한 쌍은 이때부터 아이들 딱총장난 같은 액션을 펼치는데 켈리는 그 와중에도 계속 너스레를 떨어댄다. 영화에서 제일 재미있고 우스운 장면은 켈리가 원격조종으로 속옷바람의 레이철을 찾아간 알렉스에게 여자 꼬드기는 방법 코치하는 것.
알렉스와 켈리는 스위치 블레이드에 핵탄두를 적재한 뒤 워싱턴 DC를 공격하겠다는 동양계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무사히 정찰기를 뺏어내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한다.
머피와 윌슨의 콤비는 윌슨이 ‘상하이 눈에서 맺은 재키 챈과의 그것만은 못하나 그런 대로 무난하다. 그러나 영화 내용이 너무 허술하고 터무니가 없는데다가 연출 솜씨가 가건물 짓는 듯해 부정적 평에 흥행도 신통치 않을 것 같다. PG-13.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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