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확장경영 불구 직원 양성 ‘나몰라라’장래비전 회의’
신세대 이직 부추겨
장기적 인력 수급계획 절실‘가는 사람 붙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말리지 않는다’는 것이 은행가의‘방침’이다. 일상화된 스카웃 경쟁이 가져온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은행으로 가겠다는 사람은 2주 통보도 필요 없이 당장 내일부터 다른 은행으로 가주기를 바란다. 어차피 떠날 사람 2주 더 있어봐야 분위기만 해칠 뿐이라는 것이다.
한인 은행가의 치열한 스카웃 경쟁은 만성 구인난이 직접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확장경영으로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명문대를 졸업한 파릇파릇한 한인 젊은이들이 은행 문을 들어서지만 얼마 뒤 은행을 떠나고, 다급한 은행은 타은행에 스카웃의 눈길을 돌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한인은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전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실적주의와 연고주의 등 한국적 직장분위기도 이들의 등을 떠밀고 있다.
최근 다른 은행으로 옮긴 한 오피서는 “마케팅에 내몰린 지점장이 실적만 강요했지 현장의 고충을 경영진에 전달하지 않고 자리 보전에만 바빴다”고 비판한다. 또 한 오피서는 “정작 대출을 해줘야 할 비즈니스는 심사규정을 까다롭게 하고, 오히려 승인해서는 안될 대출을 이사진의 청탁과 경영진의 입김 때문에 해주는 것을 보면서 이직 충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력보다는 이사진이나 경영진의 의중을 잘 읽어야 출세가 가능한 환경속에서 평생직장의 비전을 가지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은행 자체내에서 사람을 키우지 않고, 키운 사람을 데려오겠다는 발상은 무분별 스카웃을 부추기는 큰 원인이다.
오피서 트레이니 훈련은 대부분 은행이 현장교육(OJT) 형태로 선배 오피서에게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경우가 많다. 뱅킹스쿨을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은행도 있지만 이론 전수 정도에 그친다. 한 은행 인사담당자는 “그나마 오피서급은 세미나도 보내고 교육을 시키지만 키워 놓으면 또 다른 은행에서 데려갈까 봐 걱정”이라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기껏 투자해서 남 좋은 일 시킨다는 것이다.
주류사회 은행들은 자체내 장기 인력수급 체제를 갖추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경우 오피서들도 입사 후 텔러에서부터 다양한 은행업무를 두루 익혀야 한다. 지점장급도 6개월 정도 실적 부담을 주지 않고 분위기를 익히면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게 한다. BOA 우대고객부 박자영 부행장은 “워싱턴뮤추얼이나 웰스파고등에서 프레미엄을 붙여 우수직원을 스카웃해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입사 후 10∼15년은 옮기지 않는다”고 전한다.
비싼 스카웃 비용을 들여 데려오기보다 체계적으로 직원들을 훈련시켜 애사심을 높이면서 서비스의 질도 올리고 인건비도 절약하겠다는 것이 은행측 생각이라는 것이다.
보다 나은 보수와 승진기회, 개인의 발전을 위해 자연스레 이뤄지는 스카웃은 막을 수도, 막을 이유도 없지만 백년대계의 인력수급 계획 없이 지금처럼 뺏고 뺏기는 무차별 스카웃전은 길게 보아 한인은행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많은 은행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끝>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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