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 라이브러리 식물원
‘모처럼 기회’ 관람객 몰려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식물원(batanical Garden)에는 4일과 5일 각지에서 몰려든 인파로 오랜만에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의 관심은 생살이 썩어갈 때 나는 악취를 풍긴다는, 일명 ‘시체꽃(corpse flower)’을 직접 보고 냄새를 맡아본다는 데 있었다. 각지에서 몰려온 이들은 긴줄을 만들어 입장을 기다리다가 접근 금지용 줄이 쳐진 시체꽃 주변에 와서는 “도대체 어떤 악취길래...”하는 표정으로 코를 킁킁 거리기에 바빴다.
미 전국에서 이 꽃을 볼 수 있었던 기회는 65년전 뉴욕 식물원에서 처음 있었고 그사이에 통틀어 20회 정도에 불과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에서는 지난 99년 이번과 똑같은 자리에 피어난 시체꽃을 볼 수 있었으며 남가주내에서는 수년전 플러튼,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각각 한번씩 이 꽃이 피었다. 뉴욕에서는 몰려든 인파 때문에 경찰들이 출동할 정도였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99년의 개화 이벤트도 사흘동안 무려 7만6,000여명을 끌어들였다. 이번에도 라이브러리 측은 자원봉사자들을 여럿 배치하여 인파를 정리하는데 바빴으며 원래 문을 닫는 월요일인 5일에도 순전히 ‘시체꽃 관람객’들을 위해 특별히 문을 개방했다. 특별 핫라인(Big Flower Hotline-800-200-5566)까지 개설해서 문의를 받고 있다.
높이 4피트 6인치의 높이로 녹색 꽃받침에 보라색 기둥처럼 솟아난 시체꽃은 원래 이름은 ‘거대한 못생긴 남근’이라는 뜻의 아모르포팔러스(amorphophallus)이다.
수마트라의 열대림이 원산지인 이 꽃의 개화는 워낙 희귀한 일이라 꽃이 필 조짐만 보이면 며칠전부터 로컬신문에서는 ‘시체꽃 개화가 임박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연일 쓴다.
그를 보기위한 사람들의 극성도 심하다. 외국의 친지까지 초청하는가 하면 휴가도 이에 맞췄다는 커플도 많다. 이들은 어른의 키만큼 큰 시체꽃의 이상야릇한 모습을 카메라와 비디오로 담느라 난리법석이다. 반면 “시체 썩는 냄새라길래 잔뜩 각오를 했더니 이 정도냐”고 실망하는 관람객들도 있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이 꽃이 질때까지 날마다 상오 10시 30분부터 하오 4시 30분까지 관람객을 맞으며 입장료는 성인 10달러.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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