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글렌데일 커뮤니티 칼리지에 풀타임 학생으로 입학한 한인 대니얼 이(19)군은 학교생활 반년을 낭비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4년제 대학 편입을 위해 칼리지에 입학했으나 첫 학기에 듣고자 하는 과목들이 대부분 정원이 넘치는 바람에 정작 필수과목은 하나밖에 수강하지 못했기 때문. 이군은 "주요 필수과목들의 경우 수강학생이 많아 신입생은 웬만해서 대기자 명단에 올리기도 힘들다"며 "편입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한인 학생들 사이에 커뮤니티 칼리지의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몰리면서 이처럼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렴한 학비와 편입률 상승 등의 장점과 더불어 최근 4년제 대학 학비 인상 및 경기 침체에 따른 구직난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커뮤니티 칼리지로 몰리는 지원자들의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하고 있지만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이같이 늘어나는 교육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한인들 중에는 원하는 과목을 제때 듣지 못하는 불편을 겪는 학생들이 늘고 있으며 일단 칼리지 진학 후 4년제 대학 편입 절차를 밟으려는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수업 신청을 못해 입학을 미뤄야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정부 지원에 예산의 많은 부분을 의존해야 하는 커뮤니티 칼리지들은 올 들어 주 재정상황이 악화되면서 과목별로 개설되는 클래스 수를 동결하거나 오히려 줄여야 하는 형편이어서 이 같은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 LA 커뮤니티 칼리지 교육구의 경우 이번 여름학기 강좌수를 전체적으로 5% 정도 축소했으며 오는 9월의 가을학기도 클래스 수를 10%까지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ACC에 재학하는 미나 김(21)양은 "이번 여름학기에 일반교양 과목을 보충하려 했으나 이전에는 과목당 5개까지 개설되던 클래스가 이제는 대부분 3개 정도로 줄어들어 등록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칼리지들은 클래스 수 축소와 함께 등록학생이 적은 과목은 아예 폐강하거나 파트타임 강사 채용 비율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으나 이는 결국 학생들의 교육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가주 커뮤니티 칼리지 당국에 따르면 2001∼2002학년도 주내 108개 2년제 칼리지의 재학생수는 사상 최다인 168만명으로 전년 대비 6%가 증가했으나 현재 주의 커뮤니티 칼리지 예산안은 3% 이내 증가에 그치고 있다.
LACC의 한 관계자는 "LACC 뿐 아니라 대부분 커뮤니티 칼리지의 교육 재정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며 이에 따라 과목당 정원 제한과 등록 미달시 폐강 조치를 예외 없이 취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될 수 있는 대로 등록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하는 한인 학생들이 급증, LA지역 샌타모니카, 글렌데일, LA 등 3개 커뮤니티 칼리지의 한인 학생수는 2001∼2002학기에 총 4,100여명으로 전년도의 3,200여명에 비해 28%가 늘어났다.
<김종하 기자> chris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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