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액수의 연봉과 각종 특전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누렸던 CEO들이 올 여름 들어 집단 몸살을 앓고 있다. 잇따라 터진 기업회계비리로 CEO의 권위가 추락하고, 대중적 신뢰감이 무너지자 ‘낮은 포복’으로 눈총을 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기업 CEO들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전반기 재무제표 제출 마감시한을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분식회계의 냄새라도 풍겼다간 단칼에 목이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CEO들이 받는 정신적 위축감을 반영하듯 이들의 단골 화두 역시 미래지향적인 ‘비전’에서 ‘확인’과 ‘검증’으로 바뀌었다. ‘몸보신 우선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그룹 ‘존 한콕 파이낸셜 서비스’의 CEO 데이비드 달레산드로는 “최고경영자로서 요즘처럼 왜소한 느낌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고 샌프란시스코의 증권회사 찰스 슈왑의 CEO 데이비드 포트럭도 CEO에 대한 만연된 불신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오하이오주 소재 에너지 업체인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의 회장 겸 CEO E. 린 드레이퍼 2세는 “엔론사태 이후 투자자들이 최고경영자의 설명을 믿으려 들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형편없는 실적을 발표한 업종의 기업들은 나쁜 실적 때문에 회계분식 스캔들의 ‘불명예’로부터는 벗어나긴 했지만 눈치가 보이긴 마찬가지다. 특히 항공업계 CEO들의 경우 처참한 실적 때문에 “바보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이런 실적을 낼 수 있느냐는 질책이다. CEO의 전성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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