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페어펙스 애비뉴에 있는 디자이너 제임스 리바의 스튜디오의 뒷 정원에는 아침부터 40대, 50대, 60대의 여성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교사, 변호사, 회계사, 기금모금 자원봉사자, 부동산세일즈맨, 여성기업가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인으로 자리잡은 이들 중년여성들은 이날만은 특별히 ‘나이에 걸맞는 품위있고 그러나 젊어 보이고 날씬하며 아름다운 의상’을 보기 위해 LA전역은 물론, 오렌지카운티,라스베가스에서까지 나들이를 했다.
다름 아닌 반년에 한번씩 여는 제임스 리바의 ‘잊혀진 여인을 위한 가을 패션쇼(fashion show for forgotten women)’가 이 여성들이 금쪽같은 시간을 낸 이유다.
이들은 리바가 ‘빛나던 외모는 바래고 허리선이 없게 몸매도 무뎌진 중년 및 노년여성들이지만 아직은 생생하고 의욕적으로 일하며 멋지게 꾸밀 줄 아는 여성들"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 한 의상이 그들 나이의 이례적(?) 모델에 입혀져 나올 때마다 박수와 환성이 터져 나왔다. "그래 바로 저거야" "역시 리바는 최고야" 라는 얘기를 주고받으며 유심히 패션쇼를 보던 여성들은 패션쇼가 끝나도 떠날 줄을 몰랐다.
이들은 거의 십여년 이상 리바의 단골이다. 패션쇼가 끝난 자리에서만 벌써 수십벌의 맟춤주문이 들어왔고 "리바, 당신 때문에 살맛이 납니다"라던가 "세상에서 날 행복하게 해준 남성이 있다면 남편과 리바 둘이다"라는 등의 찬사가 늘어진다. 이날 뿐 아니다. 그의 명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유명해서 그의 스튜디오나 패션쇼에는 멋있게 꾸민 중년 여성들의 물결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리바는 나이 들어가면서 허물어지는 몸매의 단점은 감추고 장점을 드러내주면서도 포인트를 적절하게 주는 중노년 여성 의상 디자이너로 젊은이들 내지는 할리웃 배우 스타일만 부추키는 기존 디자이너나 여성의류 마켓에 실망하고 있는 이들의 구세주가 되고 있다.
이들은 "전국의 35세 이상 여성 4,000만여명이 매년 의류구입에 투자하는 돈이 무려 4백50억달러이며 이는 전체 의류판매액수의 51%"라고 전제하고 "이는 겨우 15%에 불과한 주니어 마켓과는 비교가 안되며 결국 35세 이상 중년이 의류시장 판도를 좌지우지 한다는 뜻"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디자이너나 의료제조업자들은 계속 젊은이들의 패션만 강조, 중노년 여성들의 옷 구입 선택 폭을 좁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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