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큰아들 내외의 첫아기 재민이가 태어났다. 공부하느라 삼남매 중 제일 늦게 결혼한 아이들이라 남편은 무척이나 손자를 기다렸다. 정말 세월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게 가늠이 안된다.
임오년 새아침이라 신선했던 첫날이 벌써 절반을 넘기고 있다. 그리고 큰아이가 대구 동산병원에서 태어났을 때 나의 친정어머님과 시어머님의 병원방문 때의 생생한 모습이 떠오름은 추억을 건너뛴 오늘이 되어온다. 딸 다섯의 맏이였던 내가 임신하고부터 친정엄마의 걱정은 시작됐다.
딸을 낳으면 엄마책임 같고 더더구나 말띠 생이면 나의 시어머님께 죄송스럽다고 많이 기도하고 빌던 친정 어머님은 큰아이를 낳고 난 뒤 몇 달을 몸살을 앓으시고 친정아버지는 엄마를 위해 약을 달이시고 그 와중에도 친정에서 몸조리를 하던 나를 아니 큰아이를 목욕시키고 챙기고 일 도와주는 사람이었었지만 큰아이의 기저귀는 어머니 손수 빨고 삶고 한마당 줄줄이 바람에 휘날리게 널어 말리고 개키고...
큰며느리 아이는 지금 친정에서 몸조리중이다. 안사돈의 수고가 너무나 고맙고 바깥사돈이 딸에게 들이는 정성이 내 친정아버님의 사랑같이 가슴 저려 온다. 결혼식을 마치고 내 손을 잡으시고 “딸을 부탁한다” 눈물 글썽이던 커다란 눈을 가진 바깥사돈은 재민이 태어나기 며칠 전에 친손자도 함께 맞는 축복을 누리셨다.
내 친정아버님 24세에 내가 태어나서 임오생이 되어 말띠가 됐고 내가 24살에 큰아이를 낳아 말띠가 됐고 큰아이 36세에 재민이를 낳아 임오생 말띠가 되어 말띠 할머니에 말띠 손자라 꼭 60년의 세월의 의미는 뭘까?
“망울지는 꽃을 향하여 바보처럼 웃는다. 꼭 한 장의 엽서라도 띄우고 싶어 부는 휘파람이 새어나는 하늘가에서 환한 처음을 느끼며 다시 망울지는 꽃송이가.. 파란기도를 올린다” 시집에서 한가한 한나절 고추모종을 해놓고 묵은 책들을 정리하면서 나! 말띠 손자와 말띠 할머니가 펼칠 앞날을 가늠해보면서...
자! 이제 나에게는 내가 건강을 위해 더더욱 노력해야 할 도덕적인 책임이 한가지 더 늘어났다. “건강은 도덕이라”는 이해가 가지 않던 그 어느 책에서 읽었던 그 의미를 따지기 전에 무조건 받아 모시자. 이제 "내 손자들을 위해서" 라는 핑계를 대서라도 더 많이 운동하고 내 몸을 챙겨보자. 희생만이, 힘들게 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보자. 건강은 도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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