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락지역 초등교 참사
▶ 동네 주민들 "할머니는 평소 좋은 이웃"
손녀를 픽업하러 손수 차를 몰던 이계학(65) 할머니가 픽업을 기다리던 어린 학생들을 덮치는 순간,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한 분위기였던 웨스트민스터 아카데미의 주차장은 일순간 신음과 비명의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방과후 집에 가는 즐거움에 마냥 즐거운 표정이던 학생들은 눈 깜짝할 새 일어난 비극을 목격한 뒤 충격 속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주차장 곳곳에는 신음소리와 함께 부상자들이 흘린 피와 운동화, 백 팩, 외투가 어지럽게 널려져 전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사고로 다리에 부상을 입은 윤모(6)군의 부모 성 윤씨는 "아들을 픽업하려던 중이었는데 사고차량이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학생들을 향해 돌진했다"며 사고 순간을 전했다. 사고현장 인근 공증사무실에서 일을 하고있던 한인 박 모(52)씨는 "갑자기 학교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놀라 뛰어가 보니 10여명의 아이들이 쓰러져 울고 있었고 그 중 한 아이는 피를 심하게 흘리면서 기절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저녁때까지 학교에 남아 경찰의 조사에 응한 학부모 박 모씨는 "너무 놀라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손자를 픽업하기 위해 이 할머니의 차를 뒤쫓아가던 에가 오스트리아는 "픽업행렬 맨 앞에 서있던 머세디스 벤츠가 갑자기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를 내며 학교건물 앞에 서있던 아이들을 향해 돌진했다"며 "어떤 아이들은 차 위로 몸이 튕겨져 나갔고 또 다른 아이들은 차 밑에 깔렸다"고 사고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스트리아는 특히 "사고직후 운전자(이 할머니)와 얘기를 나눴는데 ‘차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잰 개브리엘슨 교사는 "30년 간 일해 왔지만 오늘과 같은 비극은 처음"이라며 "내일(31일) 아침 10시 이글락 교회에서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비는 예배의식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브리엘슨 교사 등 교직원들과 일부 한인 학부모들은 사고발생 4시간 뒤인 저녁 7시가 넘도록 학교 사무실에 남아 경찰에 사고상황을 진술했다.
◎…이 할머니가 10여년간 살아온 것으로 알려진 글렌데일 시내 아이비 스트릿의 단층집은 밤 11시가 넘도록 불이 꺼져 있었다. 이씨의 이웃 오스발도 우가트는 "이씨는 자녀 부부와 손녀 등 4명이 살고 있으며 아주 친절하고 좋은 이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씨는 가끔 머세데스를 몰고 엘리자베스라는 손녀딸을 픽업하곤 했는데 평소 운전을 안전하게 하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또 이웃 후아니타 몬테스는 "이 할머니도 이번 사고로 큰 충격에 휩싸여 있을 것"이라며 "워낙 차를 안전하게 몰기 때문에 나라도 안심하고 그녀의 차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하천식·황성락·김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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