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게 갱의 문신은 현대판 상형문자다.
갱전담반 수사관들은 문신에서 특정범죄의 용의자는 물론 문신을 새긴 갱의 가정생활 만족여부도 읽을 수 있다.
"문신이 사회적으로 유행을 타고 있기 때문에 문신을 한 갱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요즘에는 열 살짜리도 문신을 한다. 그것이 추세다"
LA 경찰국 센트럴 경찰서의 갱전문가 리처드 두란 수사관은 말한다.
갱의 문신 가운데는 널리 알려진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손바닥에 ‘M’이라는 큰 글자가 적힌 검은손 문신은 멕시칸 마피아와 연계돼 있다는 표시다. 손에 새긴 삼각형 형태의 점 세 개는 "나의 미치광이같은 삶"이라는 뜻이다.
"시계 혹은 숫자가 있는 교도소 감시탑 문신은 그 사람의 교도소 복역기간이나 ‘살인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LAPD 홀렌벡 경찰서 갱 수사관 드웨인 필즈는 설명한다.
예술적인 디자인의 문신에서도 수사관들은 단서를 찾는다.
게이브 바르보사 형사는 "목부위의 여자그림은 전형적인 갱 문신"이라고 말한다.
바르보사 형사는 갱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목문신은 치렁치렁한 머리, 강한 눈빛, 큰 가슴, 가는 허리의 여인으로 이 문신은 종종 마약주사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갱들이 문신을 시작하는 것은 보통 10대후반이지만 요즘에는 10대초반부터 성행하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문신을 통해 그들의 숨겨진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목, 팔, 배등에 갱 상징을 문신한 열두 살먹은 소녀를 본 적이 있다. 소녀의 어머니는 딸이 갱에 속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실제로는 모르는 게 아니라 ‘설마 내 아이가...’하는 부정이다. 대부분 부모들은 그렇게 반응한다"
두란 수사관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문신이 여러 의미를 갖기도 한다고 말한다.
눈가의 눈물방울 문신은 교도소에서 보낸 힘든 복역기간을 나타내기도 하고 죽은 동료 갱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어떤 문신은 갱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또 갱에 소속된 것 자체가 범죄는 아니다.
필즈 수사관은 설명한다.
"문신은 자기 동네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도 된다. 나는 문신이 있다고 자동적으로 그 사람을 갱단원으로 단정하지는 않는다. 주위의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교도소를 드나들며 살고 있는 올해 25세의 샌퍼난도 밸리 갱단원 조이는 ‘아무도 믿지말라’는 문신을 하고 있다.
"갱선배로부터 배운 첫 번째 교훈이다. 믿은 자가 과거에 나를 배반했었다. 나는 지금 아무도 믿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면서 조이는 자신이 살아온 생을 묘사하는 캔버스처럼 몸에 문신을 한다. 마약에 중독된 부모밑에서 자라면서 그는 자연히 거리의 친구들에게 의지하게 됐다.
"믿고 있는 것을 위해 싸우는 전사로 오늘을 살고 있다. 나는 언제라도 죽을 각오가 돼 있다. 몸전체에 문신을 하고 있는 것도 그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USC에서 인류학을 강의하는 토머스 워드는 문신의 메시지를 이렇게 설명한다.
"문신은 ‘이것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경찰에게도 ‘나는 일생을 갱으로 살것이며 이에 대해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또한 ‘나를 존경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두려워 할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골수 갱들은 보통 이마등 얼굴에 현저하게 문신을 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상관하지 않는다. 범죄를 저질러 체포가 되건 문신 때문에 쉽게 인상착의가 구별되건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해, 삶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문신은 종종 도움을 청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많은 문신은 한편으로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나자신으로부터 나를 구해달라’는 것이다"
워드는 말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