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와 시가 그리고 혁명으로 채색된 나라 쿠바에는 또 하나가 있다. 그들만의 음악. 중절모에 헐렁헐렁한 셔츠를 걸치고 시가를 피며 음악을 하다가 많게는 80세가 훌쩍 넘은 노인들이 모여 만든 ‘부에나비스타 소셜 크럽’은 이마에 깊은 주름만큼이나 경륜과 원숙함이 배어나는 아름다운 밴드이자 모임이다. 일정한 팀으로 부르기보다는 하나의 전통이라고 표하는 것이 적합할지 모르겠다.
이들의 얼굴에는 쿠바의 역사가 함께 있다. 60년대 미국이 쿠바를 봉쇄했을 때도 꼼짝없이 갇힌 이들은 모여서 음악을 하고 있었고 지난 96년 하나의 팀(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정식 명명됐을 때도 역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사는 것이 연주 자체인 이들의 음악은 재즈와 전통음악 ‘선’(son)리듬 그리고 오래된 ‘볼레로’가 뒤섞인 것으로 혁명전 쿠바의 전성기를 회상하는 향수의 노래다. 97년 발표한 앨범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은 그 해 그래미상을 받았고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빔 벤더스 감독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랐다.
18일과 19일 밤 8시 UCLA 로이스홀에 가면 이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그동안 듣기 힘들었던 보컬리스트 이브라힘 페러가 선다. 올해 74세된 페러는 단원들에게도 ‘음악가들의 음악가’라고 통하는 평생 노래만 부른 가수이다. 페러는 "비록 몸은 늙었으나 어린 시절의 꿈속에서 살며 노래한다"고 말했다. 로이스홀은 UCLA 북쪽 센셋블러바드로 난 로이스 드라이브로 진입하면 가깝다.
티켓 20, 45, 75달러. 문의 (310) 825-2101
jjrh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